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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이별

오컬트 이별: 그녀를 놓아주는 의식

그 의식은 보름달이 뜨는 밤에 진행해야 했다. 떠나간 연인의 머리카락 세 올, 함께 찍은 사진 한 장, 그리고 그녀가 내게 남긴 마지막 편지. 오컬트 숍 주인은 이것들이 의식에 필요한 모든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심으로 그녀를 놓아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

달빛이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와 바닥에 은빛 사각형을 그리는 동안, 나는 검은 양초에 불을 붙였다. 양초에서 퍼지는 향은 쓰라린 아몬드와 같았고, 연기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휘감겼다. 방안에는 이미 묵직한 적막감이 내려앉아 있었다. 의식을 시작하자 귓가에 누군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녀의 목소리였을까? 아니면 내 상상일까?

"진정한 이별은 상대를 완전히 놓아주는 것이다." 오컬트 숍 주인의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내가 그토록 집착했던, 돌아오지 않는 연인에 대한 미련. 어쩌면 그녀는 진작에 자유로워졌는지 모르지만, 나는 아직도 그 관계의 유령에 묶여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불꽃 위에 올렸다.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타오르며 특유의 매캐한 냄새를 내뿜었다. 그리고 우리의 사진. 행복했던 순간이 담긴 그 종이 조각을 불꽃에 가져갔을 때, 나의 심장도 함께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편지를 불태우며 속삭였다. "이제 너를 놓아준다."

갑자기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창문은 닫혀 있었지만, 커튼이 펄럭이고 양초 불빛이 격렬하게 춤을 추었다. 귓가에서 속삭임이 더욱 커졌다. 이번에는 확실했다. 그녀의 목소리였다.

"너도 자유로워질 차례야."

탁자 위에 놓인 물이 담긴 검은 그릇에 내 얼굴이 비쳤다. 하지만 그 반사상은 내가 아니었다. 그릇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은 그녀였다. 놀라움에 숨이 막혔다. 그녀는 미소지었고, 그 미소는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더 따뜻했다.

의식이 끝나자 방 안의 분위기가 단숨에 변했다. 어깨를 누르던 무거운 짐이 사라진 것 같았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내가 놓아주려 했던 것은 그녀가 아니라, 그녀에 대한 나의 집착이었다. 그리고 그 집착의 정체는 결국 나 자신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었음을.

창밖을 바라보니 구름이 보름달을 가리고 있었다. 내 손에는 타고 남은 재만 남아있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가슴 속에는 오랜만에 찾아온 평온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별이란 결국 새로운 시작을 위한 의식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유령은 떠났고, 이제 내 방에는 나만이 있었다. 오늘 밤, 나는 처음으로 혼자이면서도 완전히 온전한 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