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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오컬트

공포의 오컬트: 보이지 않는 의식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나는 처음으로 '그것'을 보았다. 장례식장 구석에서 희미하게 일렁이는 형체, 모두가 볼 수 없다고 했지만 나에겐 선명했다.

"엄마, 저기 할머니가 서 계신데요." 내 말에 엄마는 창백해진 얼굴로 나를 데리고 장례식장을 서둘러 빠져나갔다. 그날 밤, 부모님의 속삭임이 내 방문 틈새로 새어 들어왔다. "걘 '눈'을 가졌어. 어머니처럼."

열여섯 생일이 지나고, 엄마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우리 가문의 여성들은 대대로 '보는 눈'을 물려받았다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은, 축복이 아닌 저주에 가까웠다. 할머니의 방에 보관된 낡은 가죽 표지의 책에는 의식들이 적혀 있었다. 우리 가문의 여성들이 대대로 기록해온 오컬트 의식들.

"이걸 어떻게 멈출 수 있어요?" 내 질문에 엄마는 한숨만 내쉬었다.

그날 밤, 처음으로 '그들'이 내 꿈에 찾아왔다. 얼굴 없는 형체들이 내 이름을 속삭였다. "미래를 보고 싶니? 과거를 바꾸고 싶니? 우린 네게 그런 힘을 줄 수 있어."

다음 날부터 학교 복도에서도,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도, 내 방 구석에서도 그들은 나를 따라다녔다. 공포는 나의 일상이 되었다. 친구들과 웃고 있을 때조차, 옆에 서 있는 형체들이 보였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공포.

열일곱 번째 생일, 엄마는 마침내 할머니의 방으로 나를 데려갔다. "네가 시작해야 할 시간이야." 책장 뒤에 숨겨진 비밀 공간에는 양초, 크리스탈, 이상한 약초들이 가득했다. 엄마는 의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방 안에 오컬트 심볼을 그리고, 양초에 불을 붙였다.

"왜 이런 걸 해야 하는 거예요?" 내 질문에 엄마는 처음으로 직접적인 대답을 했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그들이 이 세계로 넘어와. 우리는 문지기야. 두 세계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사람들."

의식이 시작되었다. 무언가가 방 안에서 소용돌이쳤다. 나는 처음으로 공포를 넘어 다른 감정을 느꼈다. 힘. 책임. 그리고 이상하게도, 평화.

오늘, 내 딸이 태어났다. 그녀의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알았다. 언젠가 그녀도 '볼'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나는 딸에게 말하리라, 공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지만 그 너머에는 더 큰 무언가가 있다고. 우리가 세상을 지키는 방식은 다른 이들의 눈에는 오컬트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