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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오컬트

이별의 오컬트: 그림자 사이로 사라진 너

그녀가 사라진 날, 내 그림자도 함께 사라졌다. 문자 그대로의 의미다. 발 아래 늘 따라다니던 까만 형체가 더 이상 없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이불 위로 떨어지는 햇살 속에서 내 그림자만 자취를 감췄다.

"이게 무슨 일이지?" 손을 흔들고, 빛과 내 몸 사이를 살폈지만 그림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유진이 떠난 후 세상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방에는 아직 그녀의 향기가 남아있었다. 라벤더와 바닐라가 섞인 달콤한 향.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러 들어선 방 안에서 책장 위에 놓인 검은 양피지 노트를 발견했다. 유진이 늘 가지고 다니던 것이었다. 표지에는 이해할 수 없는 기호들이 새겨져 있었고, 내 이름이 희미하게 적혀 있었다.

노트를 펼쳤을 때, 페이지 사이로 먼지처럼 미세한 검은 입자가 흩날렸다. 첫 페이지에는 유진의 필체로 쓰여 있었다.

"사랑하는 지훈에게, 너무 미안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어."

다음 페이지들은 기이한 도표와 주문으로 가득했다. 그림자를 분리하는 의식, 그림자 수확, 영혼의 반쪽 보존.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별의 대가' 라는 제목과 함께 내 사진이 붙어 있었고, 그 위로 내 그림자의 형상이 잉크로 그려져 있었다.

그날 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러나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소리는 계속되었고, 나는 발코니로 나갔다. 달빛이 비추는 아래 거리에서, 수십 개의 그림자들이 주인 없이 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었다. 그들 중 하나가 내 아파트 벽을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휴대폰을 집어 유진의 번호를 눌렀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지만,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지훈아, 찾았구나. 내가 네 그림자를 가져온 이유는..." 그녀의 목소리는 이전과 달랐다. 메아리처럼 겹쳐져 들렸다. "네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될 때마다, 네 영혼의 일부가 나에게서 찢겨나갔어. 이제 균형을 맞출 차례야."

발코니 창문에 검은 형체가 손가락으로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돌아가자.' 그것은 분명 내 그림자였다. 하지만 이제는 내 움직임을 따라하지 않았다.

창가에 가까이 다가가자 내 그림자는 손을 뻗어 나를 향해 왔다. 그리고 전화 너머로 유진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별의 진짜 의미를 이제 알게 될 거야, 지훈아. 나는 네 그림자 속에, 너는 영원히 불완전한 채로."

내 손이 저절로 그림자를 향해 뻗어갔다. 그 순간 깨달았다 -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할 때, 우리는 단순히 그들을 보내는 게 아니라, 그들에게 우리의 일부를 영원히 빼앗기는 것이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