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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학교

마지막 간식 시간: 학교의 비밀 동아리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확실한 건, 그 간식을 먹은 후 내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뿐이다. 우리 학교 5층 끝 복도, 아무도 찾지 않는 빈 교실에서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27분에 열리는 '간식 동아리'의 초대장을 받았을 때만 해도, 그저 흔한 학생들의 비밀 모임 정도로만 생각했다.

첫 참석 날, 문을 열자 달콤한 바닐라와 초콜릿 향이 섞인 공기가 내 코를 자극했다. 원형으로 책상을 둘러앉은 열두 명의 학생들. 그들 앞에는 각자 다른 모양과 색깔의 간식이 놓여있었다. 붉은 사과맛 젤리, 파란색 마카롱, 노란 카스텔라, 초록색 와플...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랐다.

"자, 새 친구가 왔네. 앉아." 동아리 회장이라는 서현이 내게 빈자리를 가리켰다. 내 앞에 놓인 접시 위에는 보라색 컵케이크 하나. 표면에는 은빛 가루가 뿌려져 있었다.

"규칙은 간단해. 먹고, 느끼고, 말하는 거야. 순서대로."

의심스러웠지만, 다들 먹는 걸 보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한 입 베어 물자마자 입 안에서 폭발하는 블루베리 맛과 함께... 머릿속에 낯선 기억이 밀려들었다. 눈을 감자 나는 50년 전 이 학교의 도서관에 있었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시선으로 책장을 넘기는 손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때?" 서현이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나... 도서관에서... 하지만 그건 내가 아니었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모두 그래. 학교의 기억을 맛보는 거야. 이 간식들은 이 학교에 있었던 이들의 기억이 담긴 거니까."

그 후로 매주 금요일, 나는 다른 간식을 통해 학교의 과거를 여행했다. 시대를 관통하는 수많은 학생과 교사의 기억들. 첫사랑, 배신, 우정, 실패, 성공... 그리고 비밀들. 특히 학교 뒤편 벚나무 아래 묻혀있다는 '그것'에 대한 이야기까지.

오늘은 내가 동아리에 들어온 지 정확히 일 년이 되는 날. 서현이는 특별한 간식을 준비했다고 했다. 교실에 들어서자 평소와 다른 긴장감이 감돌았다. 테이블 위에는 하얀 케이크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오늘은 특별해. 이건 미래의 기억이야."

케이크를 한 조각씩 나눠 받았다. 첫 입을 베어 물자 온몸이 얼어붙었다. 내일 아침, 학교 전체가 폐쇄되는 장면이 보였다. 그리고 우리 '간식 동아리' 회원들이 한 명씩 사라지는 모습도.

눈을 떴을 때, 서현이의 차가운 미소가 보였다. "이제 알겠지? 우리가 왜 너를 선택했는지. 네가 우리의 마지막 간식이야."

내 접시 위에 남은 케이크 조각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내 상상일지도 모른다고. 그렇지만 내일 아침, 벚나무 아래를 파보면 진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될 열세 번째 '간식 동아리' 회원의 비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