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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학교

방과후의 공포: 학교가 숨기는 것

복도에 울려퍼지는 자신의 발소리만이 건물 전체를 채웠다. 민서는 오후 7시가 넘은 학교가 이렇게 무서울 줄 몰랐다. 미술실에 두고 온 스케치북을 찾으러 왔을 뿐인데, 왜 모든 것이 이렇게 달라 보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창문으로 스며드는 붉은 석양 빛이 바닥에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평소엔 시끌벅적했던 교실들은 이제 입을 다문 채 어둠 속에 침묵하고 있었다. 낮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교실 문 위의 긁힌 자국들, 벽에 걸린 학생들의 사진 속 얼굴들이 자신을 쫓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3층 미술실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가는데, 바람 한 점 없는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미술실에서 걸려있는 커튼이 살짝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민서는 침을 꿀꺽 삼켰다.

"괜찮아, 그냥 스케치북만 가져가면 돼."

자신을 안심시키는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 미술실 문을 열자 그 익숙한 물감 냄새와 함께 이상하게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스쳤다. 스케치북은 가장 구석에 있는 책상 위에 놓여있었다. 재빨리 가방에 넣고 돌아서는 순간, 창가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이상한 형체였다. 사람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한 실루엣이 창문에 비쳐 있었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민서는 문 쪽으로 뛰었지만, 문이 쾅 하고 닫혔다. 손잡이를 돌려봤지만 열리지 않았다.

"누구 있어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대답 대신 교실 한쪽에서 물감 통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빨간 물감이 마치 피처럼 바닥에 퍼져나갔다. 그리고 칠판에 글씨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치 누군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천천히 쓰는 것처럼.

'너도 알고 싶니?'

민서는 공포에 질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다시 칠판에 글씨가 이어졌다.

'이 학교의 비밀을.'

순간 등 뒤에서 차가운 숨결이 느껴졌다. 돌아보자 옛날 교복을 입은 소녀가 서 있었다. 눈에서는 물감처럼 검은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십 년 전, 이 미술실에서 일어난 일을 아무도 모르지. 선생님이... 내가..." 소녀의 목소리는 마치 오래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것처럼 잡음이 섞여 있었다.

그때 민서의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는 '엄마'라고 떠 있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모든 것이 순식간에 정상으로 돌아왔다. 소녀도, 칠판의 글씨도, 바닥의 물감도 사라졌다.

다음 날, 민서는 학교 역사를 조사했다. 십 년 전 미술실에서 한 학생이 실종된 사건이 있었지만, 공식 기록은 '자퇴'로 남아있었다. 그날 이후 민서는 매일 방과 후 미술실에 남아 그 소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학교의 어두운 비밀을 하나씩 그림으로 기록했다.

오늘도 학교 복도는 학생들이 모두 떠난 후에야 진짜 이야기를 속삭이기 시작한다. 벽에 걸린 사진 속 얼굴들이 천천히 돌아보며, 누군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