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간식화장품

간식 화장품: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의 피부다

그날도 어김없이 거울 속 내 얼굴은 망가져 있었다. 푸석한 피부, 붉은 여드름, 그리고 도무지 숨길 수 없는 칙칙한 안색. 화장품 가게의 LED 조명은 내 피부 상태를 더욱 무자비하게 드러냈다. 내가 가진 화장품 브랜드는 셀 수 없을 정도였지만, 내 피부는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다.

"또 왔네요, 김지민 씨." 화장품 가게 직원 현진이 익숙한 얼굴로 나를 맞이했다. "이번엔 어떤 제품을 찾으세요?"

대답 대신 내 손은 자동으로 새로 출시된 '미라클 스킨 리페어' 세럼을 집어 들었다. 39만 원. 한 달 식비보다 비싼 가격에 잠시 망설였지만, 욕망이 이성을 누르는 데는 0.5초면 충분했다.

"그거 말고요," 현진이 내 손에서 세럼을 빼앗듯 가져갔다. 그녀의 행동에 당황한 나를 무시한 채, 그녀는 가게 뒤편으로 향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현진이 돌아왔을 때, 그녀의 손에는 화장품이 아닌 투명한 유리 용기가 들려 있었다. 안에는 알록달록한 젤리 같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이게 뭐예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진짜 화장품이요." 현진의 대답은 수수께끼 같았다. "일주일만 이걸 드세요. 그리고 화장품은 일체 바르지 마세요."

"먹으라고요? 이게 간식인가요, 화장품인가요?"

"둘 다예요.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의 피부가 된다는 걸 모르세요?" 현진의 목소리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이 '에디블 뷰티'는 피부 깊숙이 영양을 전달하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외부에서 바르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죠."

반신반의하며 그 '먹는 화장품'을 받아들었다. 가격은 놀랍게도 단돈 3만 원. 내 화장대에 늘어선 값비싼 화장품들에 비하면 거의 공짜나 다름없었다.

일주일이 지났다. 아침마다 알록달록한 젤리 하나를 먹는 것은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즐거움을 주었다. 맛도 나쁘지 않았다. 복숭아, 딸기, 키위... 매일 다른 맛의 간식 같은 화장품을 먹었다.

그리고 오늘, 거울 앞에 선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피부는 속부터 빛나는 듯했고, 여드름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메이크업 없이도 방금 고급 에스테틱을 받고 나온 것 같은 광채가 돌았다.

화장품 가게로 달려간 나는 현진을 꼭 껴안았다. "어떻게 이런 기적이..."

"기적이 아니에요,"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그동안 피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을 뿐이에요. 몸 안에서부터 건강해져야 진짜 아름다움이 피어나는 거예요."

집으로 돌아온 나는 화장대 위의 화장품들을 하나둘 버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냉장고를 열어 신선한 과일과 채소들로 채웠다. 이제 내 간식은 내 화장품이 되었고, 내 식탁은 새로운 화장대가 되었다. 오늘부터 나는 먹는 것으로 나를 채색하기로 했다. 내 피부가 말한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나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