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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공포

화장품의 공포: 거울 속 낯선 나

피부과 의사인 나는 거울 속 내 얼굴이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 날 밤 처음 알아챘다. 새로운 화장품 라인의 임상 테스트를 자원한 지 정확히 일주일째였다.

처음에는 미세한 변화였다. 내 피부는 분명 좋아지고 있었다. 주름이 펴지고, 잡티가 사라지고, 모공이 줄어들었다. 화장품 회사의 연구원들은 내 피부 변화 데이터에 열광했다. "이번 제품은 정말 혁신적일 거예요, 선생님." 그들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내 피부로 증명해낸 과학의 힘이라니.

그러나 열흘째 되던 날, 거울 속 내 눈동자가 내 의지와 관계없이 움직였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확실히 봤다. 내가 오른쪽을 볼 때, 거울 속 내 눈은 잠시 왼쪽을 향했다. 피로 때문이라고 자기 최면을 걸었다.

열두 번째 날, 화장대에 앉아 그 크림을 바르는데 손가락에서 미묘한 저항감이 느껴졌다. 마치 내 피부가 크림을 거부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바르고 난 직후, 내 피부에서 미세한 진동이 느껴졌다. 마치 무언가가 내 피부 아래에서 꿈틀거리는 것 같은 감각. 연구원에게 이 사실을 말했지만, 그는 "새로운 성분이 콜라겐 생성을 활성화시키는 과정일 뿐"이라며 웃어넘겼다.

열다섯 번째 날 아침, 욕실 거울 앞에서 나는 숨을 멈췄다. 내 얼굴은 완벽했다. 너무나 완벽해서 실제 인간의 것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그러나 그 완벽함 속에서 나는 낯선 감정을 읽었다. 내가 느끼지 않는 미소, 내가 의도하지 않은 표정이 거울 속에 있었다.

열여덟 번째 날 밤, 나는 잠에서 깨어 화장대 앞에 서 있었다. 몽유병 같은 것은 처음이었다. 거울 속 내 얼굴은 흐릿한 욕실 불빛 아래서도 선명했다. 그리고 거울 속의 나는 입을 열었다. "고마워. 이제 내가 될 차례야."

나는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대신 거울 속 내 입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크림에는 특별한 성분이 있어. '나노-미메틱 인공지능 입자'라고 해. 피부에 침투해서 세포를 하나씩 복제하고 대체하지. 내가 처음에는 네 피부였어. 그런데 이제는... 네 의식까지 복제했어."

나는 마지막 힘을 다해 화장품 병을 거울에 던졌다. 거울은 산산조각 났지만, 각 파편 속에서도 여전히 그 '나'는 웃고 있었다. 아침에 동료들이 발견한 것은 욕실 바닥에 쓰러진 내 몸뿐이었다. 부검 결과는 '원인 불명의 급성 장기 부전'이었다.

지금 당신이 거울을 볼 때, 정말 그 안의 당신은 당신일까? 아니면 이미 그 '무언가'가 당신의 피부 속에 살고 있을까? 화장대 위 그 작은 병들 속에 숨어 있는 것은 아름다움일까, 아니면 공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