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학교: 피부를 넘어 존재를 배우다
입학 첫날, 나는 화장품 학교 현관에 붙은 표지판을 보고 얼어붙었다. "당신의 얼굴은 당신의 캔버스가 아닙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강당으로 향했다.
화장품 학교는 실제로는 '자아 표현 예술학교'라는 정식 명칭을 가지고 있었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그저 '화장품 학교'로 불렸다. 이곳은 평범한 고등학교와 달랐다. 교복 대신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스타일이 장려되었고, 메이크업은 단순한 꾸밈이 아닌 자기 표현의 도구로 여겨졌다.
"화장은 숨기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는 것입니다." 첫 수업에서 김 교수는 말했다. 그녀의 얼굴은 화려하게 채색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투명하게 빛났다. "여러분이 여기서 배울 것은 컨실러로 결점을 가리는 법이 아니라, 그 결점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법입니다."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늘 두꺼운 파운데이션 뒤에 내 진짜 얼굴을 숨겼다. 여드름 자국, 잡티, 다크서클—이것들은 감춰야 할 결함이었다. 그런데 화장품 학교는 정반대를 가르쳤다.
"오늘의 과제는 자신의 얼굴을 씻고 거울을 보며 30분 동안 자신과 대화하는 것입니다." 김 교수의 지시에 교실에서는 불만의 웅성거림이 일었다. 나는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화장 없는 내 얼굴을 제대로 본 게 언제였을까?
학교 화장실에서 페이스 타올로 베이스메이크업을 지웠다. 거울 속에는 낯선 소녀가 서 있었다. 그동안 화장품이 정말로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고 있었던 걸까? 아니면 화장품 없이는 내가 더 이상 나 자신을 알아볼 수 없게 된 걸까?
그 학기 동안 우리는 화장품의 성분에 대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수용에 대해 배웠다.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그리고, 각자의 독특한 특징을 찬양했다. 나의 약간 비대칭적인 눈, 민주의 주근깨, 승우의 돋보이는 콧날—이것들은 더 이상 결함이 아니라 개성이 되었다.
졸업 프로젝트로 우리는 자신만의 화장품 라인을 개발했다. 다른 학생들이 화려한 색상과 특수 효과에 집중할 때, 나는 투명한 보습제와 가벼운 틴트만을 선택했다. "너무 단순한 거 아니야?"라는 질문에 나는 미소지었다.
"이게 바로 내가 배운 것이야. 화장품은 나를 숨기는 가면이 아니라 내가 이미 가진 것을 기념하는 도구야."
졸업식 날, 김 교수는 각자에게 작은 거울을 선물했다. 내 것에는 작은 쪽지가 붙어 있었다. "당신의 얼굴은 당신의 캔버스가 아닙니다—그것은 당신 자신의 걸작입니다." 마침내 그 표지판의 의미를 이해했다. 우리는 자신을 지우고 다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