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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괴담

공포의 목소리, 괴담의 주인

어릴 적 들었던 괴담은 언제나 누군가의 입을 통해 전해진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 내 목소리가 괴담의 주인공이 될 줄은 몰랐다.

텅 빈 사무실의 형광등이 불규칙하게 깜빡였다. 야근 중이던 나는 불현듯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창가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마치 오래된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것처럼 희미했다. 하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김 과장님..." 다시 한번 들린 목소리에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 사각지대에 가려 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상상하며 목을 길게 빼 주변을 살폈다. 컴퓨터 모니터의 푸른빛만이 어둠 속에서 나를 비추고 있었다.

휴대폰을 집어 보안실에 전화를 걸었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마자 화면에 떠오른 것은 내 휴대폰에 저장된 녹음 파일이었다. '회의 녹음_오후 3시'라는 제목의 파일이 재생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누른 것은 전화 버튼이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것은 오후 회의 내용이 아니었다. "김 과장님..." 똑같은 목소리였다. 그리고 이어진 말. "뒤돌아보지 마세요."

공포에 질린 나는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깨진 화면에서도 녹음은 계속 재생되었다. "당신이 듣고 있는 이 목소리는 당신의 목소리입니다.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녹음된..."

그 순간 깨달았다. 그 목소리는 분명 내 목소리였다. 내가 한 번도 한 적 없는 말들이 내 목소리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사무실 구석구석에 설치된 CCTV를 향해 공포에 질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보안실에서는 지금 내 모습을 보고 있을까?

휴대폰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내 목소리. "이 목소리를 들었다면, 당신은 이미 선택받은 겁니다. 당신에게는 48시간이 남았습니다. 다음 사람에게 이 메시지를 전하지 않으면..."

나는 패닉 상태로 휴대폰을 집어 던졌다. 하지만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대신 사무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내 목소리는 계속해서 괴담의 규칙을 설명하고 있었다.

그날 밤 이후, 나는 다섯 명에게 그 녹음 파일을 전달했다. 그들도 같은 공포를 느꼈을까? 이제 나는 안다. 괴담은 누군가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공포가 다른 이의 공포가 되는 순간 태어난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당신이 읽은 이 이야기가 당신의 목소리로 누군가에게 전해질 때, 새로운 괴담의 고리가 완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