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남사친: 그가 미소 지을 때마다
민준이 처음 미소지을 때,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단지 평범한 남사친이 보여주는 친근함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창백한 달빛 아래에서 그 익숙한 미소가 얼굴을 가르며 번져갈 때, 내 등줄기를 타고 내려가는 오한은 숨길 수 없었다.
"지연아, 무섭니?" 민준의 목소리는 여전히 따뜻했지만, 그 따스함 아래 숨겨진 무언가가 느껴졌다. 우리의 10년 우정 속에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각이었다.
폐가라고 하기엔 너무 깨끗했던 이 집. 민준이 '재미있을 거야'라며 이끌었을 때, 나는 단지 평범한 공포체험이라고만 생각했다. 스물다섯 생일을 맞은 남사친의 작은 이벤트쯤으로.
낡은 계단을 밟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적막을 가르고, 흐릿한 손전등 불빛만이 좁은 복도를 비추었다. 민준의 호흡 소리가 내 귀에 점점 크게 들려왔다. 규칙적이고 차분했다. 너무 차분했다.
"여기가 내가 말했던 곳이야." 민준이 낡은 문을 열자, 칠흑같은 어둠이 우리를 삼켰다. 손전등 불빛이 벽을 비출 때, 나는 숨을 쉴 수 없었다. 벽면 가득, 내 사진들이 붙어있었다. 모르는 사이 찍혔던, 일상의 모든 순간들. 학교 가는 길, 카페에서 책 읽는 모습, 심지어 창문을 통해 찍은 내 방 안의 모습까지.
"놀랐어? 이건 시작일 뿐이야." 민준의 미소는 더 깊어졌다. 그의 눈에서 번쩍이는 광기를 본 순간, 내가 알던 남사친은 더 이상 그 자리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10년 동안 네 옆에 있었는데, 넌 날 본 적이 없어. 정말로 '본' 적이 없었지."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너랑 마주칠 때마다 내 가슴이 얼마나 미칠 듯이 뛰는지. 네가 다른 남자들과 웃을 때 내 속이 어떻게 타들어가는지..."
도망치려 했지만, 그의 손이 내 팔목을 붙잡았다. 너무 강하게. "가지 마. 이제 겨우 시작인데." 그의 목소리는 애원하는 듯했지만, 그 눈은 이미 결정을 내린 사람의 눈이었다.
갑자기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민준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여기 누구 있어요?" 낯선 남자의 목소리. 아마도 경비원일 터였다.
민준이 잠시 망설이는 사이, 나는 그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와 어둠 속으로 달렸다. 뒤에서 민준의 외침이 들렸다. "지연아! 돌아와! 널 해치지 않을게... 약속해..."
그날 밤 이후로 민준은 사라졌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는 흔적도 없이 증발했다. 그리고 한 달 후, 내 집 우편함에 도착한 봉투. 그 안에는 한 장의 사진과 짧은 메시지만이 들어있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 언젠가는 네가 날 정말로 볼 수 있길.' 사진 속에는 어제 저녁, 내가 창문을 바라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내 창문 건너편에서 찍은 사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