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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다이어트

공포의 다이어트: 완벽한 몸을 향한 대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날이 갈수록 낯설어지는 것은, 성공적인 다이어트의 증거였다. 아니, 적어도 지수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21일째 하루 500칼로리. 지수의 냉장고에는 셀러리와 오이만이 가득했다. 그녀는 체중계 위에 올라서며 숫자가 어제보다 더 줄어들기를 간절히 바랐다. 48.7kg. 어제보다 300g 줄었다.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 미소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창백한 얼굴과 대조적으로 기괴하게 보였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 돼." 지수는 자신에게 속삭였다. 쇄골이 더 도드라지고, 손목이 더 가늘어지면 완벽할 것이다. 그녀는 다이어트 앱을 열어 오늘의 식단을 기록했다. 앱이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목표까지 앞으로 1.2kg!"

그날 밤, 지수는 꿈을 꿨다. 꿈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몸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있었다. 먼저 손가락이, 그다음 팔이, 그리고 다리가 투명해지며 허공으로 녹아들었다. 그녀는 두려움에 떨었지만, 동시에 묘한 해방감을 느꼈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니, 자신의 눈이 유난히 커 보였다. 얼굴의 살이 빠지면서 눈만 튀어나온 것처럼 보였다.

직장 동료들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괜찮아? 너무 말랐어." 지수는 그들의 말이 부러움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은 그녀의 의지력을 시기하는 것이다. 완벽을 향한 여정에서 중간에 포기하는 약한 사람들.

그날 저녁, 지수는 욕실에서 머리를 감다가 한 움큼의 머리카락이 빠진 것을 발견했다. 손톱은 푸르스름하게 변해 있었다. 화장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졌다. 마치 다른 사람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네가 원하는 게 이거니?" 거울 속의 지수가 입을 열었다. 지수는 공포에 질려 뒤로 물러섰다. "이게 완벽한 몸이야? 네 몸은 이미 너에게 비명을 지르고 있어."

그날 밤, 지수는 또 꿈을 꿨다. 꿈속에서 그녀는 거울 앞에 서 있었고, 거울 속의 자신이 점점 말라가더니 결국 뼈만 남았다. 그 뼈는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이제 완벽해졌어, 와볼래?"

지수는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났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새벽빛에 그녀의 팔이 비쳤다. 마치 유리처럼 투명해 보였다. 침대 옆 테이블에 놓인 물 한 잔을 들어 마시려는데, 갑자기 팔에 힘이 빠지며 유리컵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다이어트 앱을 열었다. 21일간의 기록이 화면에 나타났다. 칼로리 제한, 체중 감소, 성공적인 다이어트의 모든 증거들. 그런데 그 순간, 지수는 처음으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녀가 추구하던 '완벽함'은 단지 숫자였을 뿐이었다.

지수는 천천히 냉장고로 향했다. 셀러리와 오이 사이에 어제 무심코 사놓은 요거트 한 개가 놓여 있었다. 그녀는 깊은 숨을 들이쉬고 요거트를 집어 들었다. 첫 숟가락을 입에 넣는 순간, 거울 속에서 봤던 그 공포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오랜만에 자신의 진짜 모습이 서서히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