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맛집: 절대 주문해선 안 될 메뉴
"우리 동네에 새로 생긴 맛집은 하루에 단 한 명만 들어갈 수 있다." 친구의 말을 들은 순간, 나는 그곳에 꼭 가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미식가로서의 호기심이 이성을 압도했던 것이다.
예약을 잡은 날, 골목길 끝에 자리한 식당 앞에 도착했다. 간판도 없는 허름한 외관과 달리, 문을 열자 향신료와 구운 고기의 향기가 날카롭게 코끝을 찔렀다. 이상하게도 실내는 텅 비어 있었고, 오직 중앙에 놓인 테이블 하나와 그 뒤로 보이는 주방만이 존재했다. 웨이터도, 메뉴판도 없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의 손님." 주방에서 나온 셰프는 얼굴의 반이 흉터로 뒤덮인 남자였다. 그는 미소를 지었지만, 그 눈빛은 웃고 있지 않았다. "메뉴는 필요 없습니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알고 있으니까요."
테이블에 앉자마자 전채 요리가 나왔다. 내가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시던 것과 똑같은 호박죽이었다. 할머니는 10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그 맛이 정확히 일치했다. 입안에서 퍼지는 향신료와 부드러운 질감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다.
"어떻게 이걸 알았죠?" 내가 물었다.
셰프는 대답 대신 그릇을 치우고 메인 요리를 가져왔다. 대학 시절 연인과 함께 갔던 해변가 식당의 랍스터 파스타였다. 그 식당은 화재로 사라진 지 오래였고, 그 연인은 그 화재에서 죽었다.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는 기억이었다.
공포가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 "이게 다 어떻게..."
"마지막 코스입니다." 셰프가 접시를 내려놓았다. 그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당신의 마지막 식사가 될 요리죠."
그제야 깨달았다. 테이블 주변으로 흐릿한 인영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한때 이 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눈에서는 경고와 후회가 읽혔다.
"음식은 기억을 담는 그릇이죠." 셰프가 말했다. "당신의 가장 깊은 추억으로 만든 요리를 먹으면, 영혼도 함께 소화됩니다. 완벽한 맛의 비결이니까요."
나는 벌떡 일어났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이미 앞선 두 요리에 무언가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빈 접시 위로 내 형체가 흐릿하게 비치기 시작했다. 나는 마지막 손님이 아니었다. 다만 오늘의 재료가 될 뿐이었다.
셰프는 주방으로 돌아가며 중얼거렸다. "내일의 손님은 어떤 추억을 가지고 올까?" 식당 문이 열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다음 예약자가 도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