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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병원

공포의 병원: 복도 끝 그 방

흰 천장에 달린 형광등이 깜빡이는 순간, 복도 끝 409호실에서 누군가 나를 응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밤 당직 간호사인 나는 이미 병원의 기묘한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밤은 달랐다. 쓸쓸한 발자국 소리가 텅 빈 복도를 울리는 가운데, 몸에 달라붙는 소독약 냄새가 평소보다 더 역하게 느껴졌다.

"김 간호사님, 409호 환자 상태 확인해주세요." 수간호사의 무전기 목소리가 내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 의문의 환자가 입원한 지 정확히 3일째, 그리고 3일 동안 아무도 그 방에 들어간 기억이 없다. 답답한 마스크 속으로 내 숨결이 더워졌다. 누구의 입원 기록도 시스템에 없는데, 어째서 409호에 환자가 있다는 걸까?

가까워질수록 벽에 걸린 체온계의 수은주처럼 내 불안감은 상승했다. 409호실 앞에 서자 문틈으로 새어나오는 파란빛이 내 발등을 핥았다. 손잡이를 잡는 내 손가락이 떨렸다. 문이 끼익 소리와 함께 열렸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놀랍게도 방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창가에 놓인 휠체어만이 달빛에 반사되어 기괴한 그림자를 만들고 있었다. 침대는 흐트러짐 없이 정돈되어 있었다. 그러나 저 멀리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수도꼭지의 물 떨어지는 소리가 뚝, 뚝, 실체 없는 존재의 시계처럼 울렸다.

"여기... 누구 계세요?" 내 목소리는 마치 다른 사람의 것처럼 들렸다. 대답은 없었다. 화장실 문을 밀어보기로 마음먹었다. 문이 열리는 순간, 차가운 기운이 내 얼굴을 쓸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너머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석 달 전 이 병원에서 자살한 전임 간호사였다.

"왜 나를 내버려 뒀어?" 그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매일 밤 루틴 점검표에 적힌 409호실. 그러나 그 방은 세 달 전 화재로 폐쇄되었던 곳이었다. 수간호사가 지시한 적도 없었다. 무전기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내 머릿속 환청이었을까?

공포에 질려 뒤돌아서는 순간, 내 발목을 차갑게 감싸는 손이 느껴졌다. "떠나지 마. 너무 외로워." 창백한 형광등 아래, 나는 선명하게 보았다. 점검표에 매일 밤 내가 서명했던 자국들을. 그리고 그 글씨체는 분명 내 것이 아니었다.

그날 밤 이후, 병원 복도를 걸을 때마다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퇴근 후 집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점점 전임 간호사를 닮아가고 있다. 가끔은 내가 409호실에서 영원히 나오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