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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부모님

공포의 부모님: 알 수 없는 귀가

현관문이 열리자 집 안에 들어선 부모님의 얼굴에는 미소가 없었다. 평소와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아주 사소한 것. 아빠는 항상 오른쪽 신발부터 벗었지만, 오늘은 왼쪽부터 벗었다. 엄마는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우리 아들 밥 먹었어?"라고 물어보는 게 습관이었는데, 오늘은 침묵했다. 나는 그때 알아챘어야 했다.

"오늘 늦으셨네요." 거실에서 핸드폰을 보며 말했다. 시계는 밤 11시 2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부모님은 아무 말 없이 부엌으로 향했다. 냉장고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서랍을 뒤적이는 소리가 들렸다. 평소보다 조금 거칠게. 나는 그때도 이상함을 무시했다.

"내일 아침 일찍 약속 있어서 먼저 자려고요." 내가 말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평소라면 엄마는 "우리 아들 피곤하지? 내일 몇 시에 깨워줄까?"라고 물었을 것이다. 대신 부엌에서는 칼로 도마를 내리치는 소리만 들렸다. 규칙적으로, 그러나 평소보다 강하게.

방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침대에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부엌에서 계속 들려오는 소리들. 냉장고 문이 여닫히는 소리, 서랍을 열고 닫는 소리, 무언가를 썰고 자르는 소리. 새벽 1시가 넘었는데도 멈추지 않았다.

호기심과 불안함이 뒤섞여 결국 방문을 열었다. 복도는 어두웠고, 부엌에서만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 천천히 부엌으로 향했다. 바닥에 뭔가 끈적한 것이 밟혔다. 손으로 만져보니 끈적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엄마? 아빠?" 부엌 입구에서 불렀다. 두 사람은 내게 등을 돌린 채 무언가를 열심히 손질하고 있었다. 내 목소리에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그 얼굴들... 너무 비슷했지만, 어딘가 달랐다. 눈이 너무 크고, 입이 너무 넓었다. 엄마의 머리카락은 항상 왼쪽으로 갈라졌는데, 지금은 오른쪽이었다.

"우리 아들, 왜 안 자고..." 어머니의 목소리였지만 음색이 달랐다. 마치 처음 내 이름을 부르는 것처럼 어색했다.

부엌 식탁 위에는 큰 비닐봉지가 있었다. 그 안에서 무언가가 불규칙하게 움직였다. 아버지는 내 시선을 따라가는 것을 보고 재빨리 봉지를 냉장고에 넣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내일 저녁 먹을 고기." 아버지의 말투도 이상했다. 말의 끝을 길게 늘이는 습관이 없어졌다.

나는 부엌을 나와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문을 잠그고 침대 밑으로 핸드폰을 찾았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초 후, 부엌에서 벨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갑자기 끊겼다. 이어서 아빠에게 전화했다. 또다시 부엌에서 벨소리가 들렸고, 곧 끊겼다.

창문으로 달아나려는 순간 방문 앞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우리 아들, 문 좀 열어볼까? 부모님이 너에게 줄 선물이 있어..." 어머니의 목소리였지만, 그건 내 어머니가 아니었다. 방문 손잡이가 천천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제서야 진짜 공포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가장 안전해야 할 사람들, 가장 익숙한 얼굴들이 낯설어질 때 찾아오는 그 공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