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생존 게임
어두운 복도 끝에서 들려오는 기계음이 내 심장을 얼어붙게 했다. "생존자 #2476님, 다음 테스트까지 남은 시간 5분입니다."
십 년 전, 인류의 90%가 사라졌다. 그리고 남은 우리는 '생존 적합성 테스트'라는 이름의 악몽 속에 갇혔다. 매주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퇴출'—그들이 죽음을 부르는 완곡한 표현이다. 나는 이곳에 온 지 734일째, 여섯 번의 계절이 바뀌는 동안 105번의 테스트를 통과했다.
복도를 걸으며 땀에 젖은 손바닥을 바지에 문질렀다. 벽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베토벤의 '운명'. 얼마나 역설적인가. 시설 관리자들의 잔인한 유머 감각이다.
테스트룸 앞에 서자 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 방 안에는 탁자 하나와 의자 두 개, 그리고 낯선 남자가 있었다. 그는 내게 미소지었고, 그 미소에는 온기가 없었다.
"앉으세요, #2476."
그의 앞에는 권총 한 자루와 두 개의 캡슐이 놓여 있었다. 하나는 파란색, 하나는 빨간색.
"오늘의 테스트는 간단합니다. 선택하세요. 파란 캡슐을 먹고 당신은 살지만 무작위로 선택된 다섯 명이 죽습니다. 빨간 캡슐을 먹으면 당신은 죽고 다섯 명은 삽니다.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이 총으로 당신을 쏘고 그 다섯 명도 죽입니다. 3분 드리겠습니다."
입안이 바짝 말랐다. 이전의 테스트는 주로 신체적 능력이나 논리적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했다. 하지만 이건... 도덕성 테스트였다. 살기 위해 다섯 명을 죽일 것인가, 아니면 그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것인가.
시계가 초침 소리를 크게 내며 내 결정을 재촉했다. 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다섯 명의 얼굴을 상상했다. 그들도 나처럼 매주 공포에 떨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도 가족이, 꿈이, 희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도 살고 싶었다. 내 동생이 아직 이곳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를 찾기 위해서라도 살아남아야 했다.
손을 뻗어 파란 캡슐을 집었다. 남자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 순간 깨달았다. 이건 진짜 테스트가 아니었다. 그들은 내 선택을 통해 내 가치를 판단하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 복도를 걸으며 물었다. 나는 과연 생존할 자격이 있는가? 공포는 우리의 인간성을 앗아가고, 생존만이 남았다. 그리고 나는 방금 증명했다—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니라는 것을, 그들이 만들어낸 괴물이 되었다는 것을.
다음 테스트까지 정확히 일주일이 남았다. 그때까진 숨을 쉬는 척이라도 해야겠지. 하지만 내 영혼은 오늘, 그 방에서 이미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