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소설: 써지지 않는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페이지가 써지지 않았다. 내 공포 소설의 결말을 쓰려 컴퓨터 앞에 앉은 지 벌써 72시간째, 창밖으로는 새벽 두 시의 어둠만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창백한 모니터 빛이 내 얼굴에 드리워지는 동안, 방 안의 공기는 점점 더 무거워졌다.
내가 쓰는 소설 속 주인공은 항상 죽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내 열번째 공포 소설의 주인공 민수는 미완성된 원고 속에서 지하실에 갇혀 있었다. 그의 운명은 내 손가락 끝에 달려 있었지만, 키보드를 누를 때마다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글자가 지워지거나 왜곡되었고, 때로는 내가 쓰지 않은 문장이 화면에 나타났다.
"도와줘..."
모니터 속에서 희미한 속삭임이 들리는 듯했다. 피로 때문에 환청을 듣는 걸까? 머리를 흔들며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타이핑을 시작했다.
「민수는 서서히 산소가 부족해지는 것을 느꼈다. 지하실의 불빛이 깜빡이며 점점 어두워졌고...」
갑자기 내 방의 전등이 깜빡거렸다. 찬 공기가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며 계속 글을 썼다.
「손으로 벽을 더듬으며 출구를 찾았지만, 문은 이미 사라진 후였다. 그때 민수는 자신이 지금까지 읽어온 모든 공포 소설의 주인공들이 같은 방식으로 죽어갔다는 것을 깨달았다.」
타이핑을 멈추고 화면을 응시했다. 내가 쓴 건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더 이상한 것은, 내가 지금까지 쓴 아홉 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의 이름이 화면 구석에 작은 글씨로 나열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그들 모두 같은 패턴으로 죽었다.
창문 밖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창문을 연 적이 없는데도. 몸이 떨려왔다.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멈췄다.
모니터 화면이 깜빡이더니 내가 쓰던 문서가 사라졌다. 대신 새로운 문서가 열렸다. 제목은 「작가의 죽음」. 첫 줄에는 내 이름이 적혀 있었다.
"안돼..."
컴퓨터를 끄려 했지만 전원 버튼이 작동하지 않았다. 화면 속에서는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내가 지금 느끼는 공포, 내 몸의 떨림,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비명까지.
「그는 자신이 쓴 모든 공포 소설의 주인공들이 실존했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 누군가가 그의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방 안의 공기가 빠르게 희박해졌다. 누군가가 내 산소를 앗아가고 있었다. 숨이 막혀왔다. 마치... 내가 소설 속 민수에게 했던 것처럼.
마지막 힘을 내어 키보드에 손을 뻗었다. 누군가에게 경고해야 했다. 이 소설을 읽는 다음 사람에게. 그러나 내 손가락은 이미 굳어가고 있었고, 모니터 속에는 마지막 문장이 타이핑되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은, 당신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