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아내: 그녀가 돌아왔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꼭 누군가의 손톱 같았다. 나는 소파에 앉아 어둠 속에서 현관문만 바라보고 있었다. 아내가 돌아올 시간이었다. 3년 전 장례식을 치른 내 아내가.
처음 그녀를 본 건 일주일 전이었다. 슈퍼마켓 과일 코너에서 사과를 고르던 중이었다. 건너편에서 누군가가 나를 응시하는 느낌에 고개를 들었을 때, 그녀가 있었다. 검은 원피스에 늘 하던 진주 목걸이를 한 채. 우리 눈이 마주쳤고,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내가 알던 그 미소. 숨이 멎는 것 같았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나는 사과 바구니를 떨어뜨리고 도망쳤다.
"불가능해, 불가능해..."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중얼거렸다. 하지만 다음 날, 그녀는 내 직장 앞에 서 있었다. 그 다음날은 우리가 자주 가던 카페에서. 어제는 우리 집 창문 너머로 그녀를 보았다. 매번 그녀는 더 가까이 다가왔고, 매번 그녀의 미소는 더 기이해졌다.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손이 떨렸다. 장례식장 번호를 눌렀다. "3년 전... 김서연의 시신이... 아직 그곳에 있습니까?" 통화 내내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점점 커졌다.
"네, 확인해보겠습니다." 잠시 후 돌아온 대답. "죄송합니다만, 그 분은 우리 장례식장에서 화장되어 유골함이 유족에게 전달되었습니다."
벽에 걸린 선반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여전히 서연의 유골함이 놓여 있었다.
현관문 열쇠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끼익, 문이 열렸다.
"여보, 나 왔어." 서연의 목소리였다. 그녀가 거실 불을 켰다. 우리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는 평소처럼 미소를 지었지만, 눈동자는 공허했다. "왜 그렇게 보는 거야? 유령이라도 본 것처럼."
그녀의 발아래 물웅덩이가 생겼다. 비에 흠뻑 젖었나 보다. 하지만 그 웅덩이는 투명하지 않았다. 짙은 붉은색이었다.
"오늘 우연히 박지수 씨를 만났어." 그녀가 말했다. 박지수. 내가 서연의 장례식 직후 만나기 시작한 여자였다. "그 사람... 계단에서 미끄러진 것 같아. 안타깝게도 도울 수 없었어."
그녀가 한 걸음 다가왔다. 이제야 보였다.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내 열쇠가 아니었다. 지수의 열쇠였다.
"여보, 당신이 날 떠나보낸 건 알아. 하지만 난 당신을 떠나보낼 수 없었어." 그녀가 또 한 걸음 다가왔다. "영원히, 함께하자고 약속했잖아."
그때 내 전화기가 울렸다. 발신자 표시: '장례식장'. 그러나 전화를 받기에는 이미 늦었다. 서연은 내 앞에 서 있었고, 그녀의 젖은 손이 내 얼굴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차갑고, 너무나도 차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