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공포아이돌

공포의 아이돌: 완벽한 미소 뒤에서

스태프룸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일그러진다. 완벽히 연습된 웃음이 공연 직후 무너지는 순간이다. 아무도 모른다,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 '스타더스트'의 센터 지연이 매일 밤 이렇게 무너진다는 걸.

무대 위에서는 빛나는 공주님이지만, 이 좁은 방에서는 겨우 숨 쉬는 포로일 뿐이다. 귓가에 윙윙거리는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지금껏 들었던 비난과 질투, 집착에 가득 찬 목소리들. 팬들은 나를 신격화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진실이 있다. 그들의 환호가 때로는 가장 무서운 공포로 다가온다는 것.

"지연씨, 다음 일정 있어요." 매니저의 노크에 화장실 거울의 물기를 급하게 닦았다. 다시 그 가면을 써야 할 시간이다.

기숙사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휴대폰을 열었다. 팬카페에 올라온 새 글들이 눈에 들어왔다. "지연이 오늘 웃는 모습이 어색했어." "다이어트 좀 더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어제 본 것 같은데 남자친구 있어?" 갑자기 한 댓글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는 네가 가면을 쓰고 있다는 걸 알아. 진짜 너를 보여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누군가 알고 있다. 다시 방문한 공포에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

그날 밤, 창문 아래서 나를 지켜보는 그림자를 발견했다. 12층인데. 불가능한 일이었다. 비명을 지르려는 순간, 휴대폰 알림이 울렸다. "나는 네 진짜 모습을 사랑해. 가면 쓴 너말고."

다음 날 팬사인회, 무대 위에서 수백 개의 얼굴들 사이에서 그 메시지를 보낸 사람을 찾으려 했다. 그때, 낯익은 눈동자가 보였다. 우리 그룹의 안무가. 그는 서서히 미소를 지었고, 그 미소는 내 공포를 이상하게 누그러뜨렸다.

"완벽하지 않아도 돼요." 사인을 해주는 척하며 그가 쪽지를 건넸다. "모두가 당신의 가면에 속았지만, 저는 가면 아래 진짜 사람을 보았어요. 두려움에 사로잡힌 그 사람을.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세요."

그날 밤, 오랜만에 일기를 썼다. '아이돌이라는 신화는 공포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오늘, 그 공포 속에서 작은 희망을 보았다.' 창가의 커튼을 열자 달빛이 들어왔다. 처음으로 느꼈다. 모든 빛은 어둠을 뚫고 나올 때 더 밝게 빛난다는 것을. 가면을 벗을 준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