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유튜버: 구독은 끝나지 않는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부탁드립니다." 내 마지막 말을 끝으로 녹화 버튼을 껐다. 스튜디오의 조명을 하나씩 끄는데, 모니터에 댓글 알림이 떴다. 새벽 3시 12분, 이 시간에 누가 내 영상을 보고 있을까?
"재밌게 봤어요. 다음 영상도 기대할게요." 평범한 댓글이었다. 하지만 프로필 사진은 검은색 원이었고, 아이디는 무작위로 나열된 숫자들이었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감사합니다"라고 답글을 달았다.
다음 날, 또 다른 공포 게임 실황을 녹화했다. 조회수는 평소보다 높았고, 그 검은 원 프로필의 댓글이 항상 맨 위에 고정되어 있었다. "더 무서운 것을 보여주세요. 당신의 진짜 공포를."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팬이 많아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특이한 구독자라고 생각했다.
일주일 후, 내 인기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랐다. 구독자 수는 100만을 넘었고, 수익은 전에 비해 10배로 늘었다. 그러나 밤마다 같은 시간, 3시 12분에 그 검은 원 프로필에서 메시지가 왔다.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어느 날 저녁, 평소처럼 방송을 마치고 장비를 정리하는데 모니터가 갑자기 켜졌다. 화면에는 내 얼굴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생방송이 아니었다. 내가 자고 있는 모습이었다. 어젯밤의 나였다. 카메라는 내 침대 위에 설치되어 있었다. 숨이 턱 막혔다.
공포에 질려 신고하려던 찰나, 또 다른 영상이 자동 재생되었다. 내가 샤워하는 모습, 밥을 먹는 모습, 친구와 통화하는 모습... 내 일상의 모든 순간이 녹화되어 있었다. 가장 끔찍한 것은 이 영상들이 내 채널에서 비공개로 업로드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업로더는 내 계정이었다.
손이 떨려 키보드를 제대로 칠 수 없었다. 그때 새 알림이 떴다. "공포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진정한 공포를 경험하는 모습이 궁금했어요. 당신의 두려움이 만들어내는 표정, 목소리, 행동... 그것이야말로 진짜 콘텐츠죠."
모든 보안을 강화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들은 해킹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 며칠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살펴보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깨달았다. 내 영상의 배경에 항상 등장하던 인형... 구독자가 보내준 선물이라고 생각했던 그것의 눈에서 작은 빛이 반짝였다.
인형을 분해하자 초소형 카메라와 송신 장치가 나왔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내 공포에 중독된 구독자들은 수백만 명으로 늘어났고, 내 일상의 공포를 담은 '리얼리티 시리즈'는 이미 인터넷에 퍼져 있었다. 송신 장치를 부수며 절망적으로 웃었다. 이제 누가 진짜 공포 콘텐츠의 주인공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공포 유튜버였던 내가,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린 아이러니.
오늘도 새벽 3시 12분, 모니터가 저절로 켜진다. 검은 원 프로필의 메시지가 도착한다. "다음 에피소드를 준비하세요. 시청자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구독 버튼은 누를 수 있지만, 구독 취소 버튼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