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자매: 거울 속 그림자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서로의 고통을 나눠 가졌다. 유리와 피부 한 장 차이로.
언니 수현이 자신의 왼쪽 손목을 긋던 날, 나는 오른쪽 손목에 같은 고통을 느꼈다. 거울을 마주한 자매처럼, 우리는 항상 반대편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부모님은 내가 언니를 따라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이것은 모방이 아니라 공유였다.
"연우야, 너 또 손목 긋었어?" 엄마의 목소리에는 지친 분노가 묻어났다. 내 입에서는 "아니에요"라는 말이 자동으로 흘러나왔다.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내가 손목을 그은 것이 아니라, 수현 언니의 고통이 내게로 넘어온다는 것을.
열여섯 번째 생일, 언니는 자신의 방 천장에 몸을 맡겼다. 그날 밤, 나는 숨을 쉴 수 없었다. 목이 조여오는 느낌, 발이 땅에 닿지 않는 공포, 그리고 서서히 희미해지는 의식. 내가 깨어났을 때, 언니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장례식이 끝나고, 모두가 잠든 밤. 욕실 거울 앞에 섰다. 언니의 흔적을 찾아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처음에는 미미했다. 내 오른쪽 눈이 깜빡일 때, 거울 속 내 왼쪽 눈이 반박자 늦게 깜빡이는 것 같았다. 내가 미쳐가고 있는 걸까?
"연우야." 거울 속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온몸이 얼어붙었다. 그것은 분명 내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날 이후, 나는 거울을 피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나 언니의 존재를 느꼈다. 창문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이 미소 지을 때, 내 입술은 떨리고 있었다. 스마트폰 화면이 꺼질 때 잠깐 비치는 얼굴이 내게 속삭였다. "외롭지 않게 해줄게."
공포에 질려 정신과 의사를 찾아갔다. "환각입니다. 자매를 잃은 충격이 만들어낸 환각이에요." 그의 말을 믿고 싶었다. 약을 먹기 시작했고, 차츰 언니의 흔적은 사라져갔다.
약을 먹은 지 한 달째 되던 날, 완전히 다른 공포가 찾아왔다. 언니가 사라진 것이다. 거울, 창문, 어떤 반사면에서도 그녀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내 반쪽이 영원히 사라져버린 것 같은 고독감이 밀려왔다. 약을 끊었다. 언니를 다시 찾기 위해.
오늘 밤, 욕실 거울 앞에 다시 섰다. "수현 언니..." 떨리는 목소리로 부르자, 거울 속 내 얼굴이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분명 내 미소가 아니었다. 공포와 안도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네가 나를 찾아줘서 고마워." 거울 속 언니가 말했다. "이제 우리 함께 가자."
내 손이 거울을 향해 뻗어나갔다. 차가운 유리면에 닿는 순간, 단단했던 거울이 물처럼 출렁였다. 언니의 손이 거울 밖으로 나와 내 손을 잡았다. 공포스러웠지만, 이상하게 편안했다. 언니가 나를 천천히 거울 속으로 끌어당겼다.
이제 우리는 다시 완전해졌다. 누군가 이 욕실에 들어와 거울을 보면, 아무도 없는 텅 빈 공간만 비칠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가끔 거울 속에서 두 자매가 손을 맞잡고 미소 짓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