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직장: 404호 컬렉션
창 너머로 흘러들어오는 형광등 불빛이 내 책상 위에 창백한 그림자를 드리울 때,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 오늘밤도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김 대리, 야근 보고서 다 됐나요?" 부장의 메시지가 모니터에 떴다. 시계는 이미 밤 10시 30분. 대답하기 전에 고개를 들어 사무실을 둘러봤다. 34층 사무실에 남은 건 나뿐이었다. 적어도 눈에 보이는 존재들 중에는.
"네, 곧 마무리하겠습니다." 타이핑을 마치자마자 프린터에서 기계음이 울렸다. 내가 명령한 적 없는 인쇄가 시작됐다.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프린터기로 걸어갔다. 흰 종이 위에 검은 글씨로 적힌 건 단 한 문장. '404호 컬렉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우리 회사에 404호는 없다. 21층부터 40층까지 모두 우리 회사 건물이지만, 각 층마다 01호부터 03호까지만 있다. 절대로 04호는 없다.
등 뒤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진동이 느껴졌다. 돌아보니 내 책상 의자가 천천히 회전하고 있었다. 회사 메신저가 울렸다. "김 대리, 보고서 404호로 가져다주세요."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휴대폰을 집어 보안팀에 전화를 걸었지만, 수신음 대신 들리는 건 낮고 긴 숨소리뿐이었다. "404호... 컬렉션..."
엘리베이터로 뛰어갔다.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버튼을 살폈다. 1층부터 40층까지, 그리고... 이전에는 분명히 없었던 버튼 하나. '404'.
엘리베이터가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디스플레이의 숫자는 35, 36, 37... 그러다 갑자기 '404'로 바뀌었다. 문이 열렸을 때, 보인 건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과 똑같은 공간이었다. 하지만 책상마다 앉아있는 사람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창백했고, 모두 모니터를 응시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
가장 안쪽 책상에 앉은 사람이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다른 모든 직원들도 동시에 나를 바라봤다. 마치 인형처럼 기계적인 동작으로. 안쪽의 남자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김 대리, 드디어 왔군요. 당신의 자리를 준비해뒀습니다. 이제 컬렉션이 완성되었네요."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들 모두 과거에 야근하다 사라졌다는 직원들이었다. 인사팀에서는 모두 '퇴사'로 처리했지만, 아무도 실제로 그들을 다시 본 사람은 없었다. 내 뒤로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이곳은 퇴근이 없는 영원한 야근의 사무실. 404호 컬렉션에 새로운 전시품이 추가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