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추리: 반대편 거울
거울 속 내 모습이 먼저 웃었다. 그때 알아봤어야 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연쇄 살인 사건을 맡은 지 3주째, 내 책상은 피해자들의 사진으로 가득했다.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죽었다. 왼쪽 눈 밑에 작은 십자 흉터, 목에는 가느다란 실로 만든 '8'자 모양의 끈. 언론은 이미 그를 '거울 살인마'라 불렀다. 피해자들이 모두 거울 앞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다시 파일을 넘겼다. 찬 액체가 목을 타고 흘러내릴 때 핸드폰이 울렸다. 새 피해자가 발견됐다는 소식. 하지만 이번엔 뭔가 달랐다. 메시지가 있었다.
"다음은 네 차례야, 형사님."
현장에 도착했을 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아스팔트에 부딪혀 내는 소리가 마치 누군가의 속삭임처럼 들렸다. 피해자의 아파트는 12층.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창백했다. 피로 때문일까, 아니면 두려움 때문일까.
피해자의 방은 이전과 똑같았다. 거울 앞에 앉아있는 시체, 왼쪽 눈 밑의 흉터, 목의 끈. 하지만 거울에는 붉은 립스틱으로 쓴 메시지가 있었다.
"네 뒤에 있어."
심장이 멈췄다. 천천히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방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범인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12층 아파트, 창문은 모두 잠겨 있었고, 출입문은 경비원이 지키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빠져나갔을까?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던 중 갑자기 깨달았다. 모든 피해자들의 공통점. 그들은 모두 한 달 전 같은 안과 병원을 방문했다. 나 역시 한 달 전 그 병원에서 시력 검사를 받았다.
급하게 거울 앞으로 달려가 왼쪽 눈 밑을 자세히 살펴봤다. 그리고 그때 보았다. 희미하게 보이는 십자 흉터. 누군가 내게 무언가를 심었다. 아마도 초소형 카메라일 것이다. 범인은 내 눈을 통해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공포에 질려 거울을 노려보는데, 갑자기 내 모습이 웃었다. 나는 웃지 않았는데, 거울 속 내 모습이 웃었다. 그리고 거울 속 내 입이 천천히 움직였다.
"이제 알았구나. 하지만 너무 늦었어."
문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자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대신 바닥에 작은 상자가 놓여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가느다란 실로 만든 '8'자 모양의 끈이 있었다. 범인은 이미 내 옆에 와 있었다. 아니, 어쩌면 내 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