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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남친

과자 남친: 달콤한 비밀

그가 침대 밑에서 과자 봉지를 꺼내는 소리에 나는 잠에서 깼다. 새벽 3시 27분. 우리가 동거한 지 6개월 만에 처음 발견한 남자친구의 이상한 습관이었다. 다이어트를 위해 과자를 끊었다던 그가, 내가 잠든 사이 몰래 달콤한 과자와 밀회를 즐기고 있었다.

"민수야?" 내가 불러보자 그는 마치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처럼 움직임을 멈췄다. 바스락거리는 포장지 소리와 함께 달콤한 초콜릿 향이 어둠 속에서 번져나왔다. 방 안을 은은하게 비추는 가로등 불빛 아래, 그의 입가에 묻은 초콜릿 부스러기가 반짝였다.

"미안, 깨웠어? 그냥... 갑자기 단 게 먹고 싶어서..." 그의 목소리에서는 마치 아이가 장난감을 숨기듯 당혹감이 묻어났다.

처음엔 귀여운 비밀 정도로 여겼다. 하지만 밤마다 반복되는 과자 의식은 점점 의심스러워졌다. 항상 같은 시간, 같은 브랜드의 초콜릿 과자. 그것도 꼭 한 봉지씩만. 그리고 그 후 15분간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드는 그의 표정은 내가 본 어떤 행복한 표정보다 순수했다.

어느 날 밤, 나는 일부러 깨지 않은 척하며 그를 지켜보기로 했다. 민수는 과자를 한 조각씩 꺼내 입에 넣으며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호기심에 다음 날 그의 검색 기록을 확인했을 때, 나는 충격에 빠졌다. "10년 전 단종된 초콜릿 과자", "천생과자 리뉴얼 전 맛", "2010년 출시 한정판 과자 구매처".

서랍 깊숙이 숨겨둔 상자 안에는 각기 다른 날짜의 라벨이 붙은 과자 봉지들이 정성스럽게 보관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오래된 사진 한 장. 병원 침대에 누운 노인과 어린 민수가 함께 과자를 먹고 있는 모습이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함께 먹은 과자야." 언제부터인가 내 뒤에 서 있던 민수가 말했다. "매년 그날이 오면 같은 과자를 먹어. 할아버지와의 약속이었거든. 하지만 요즘은 그 과자를 찾기가 너무 어려워졌어... 남은 건 몇 봉지뿐이야."

그날 밤부터 우리는 함께 과자를 먹었다. 나는 민수의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으며, 과자 한 조각에 담긴 추억의 무게를 느꼈다. 가끔은 가장 달콤한 맛이 가장 쓸쓸한 기억에서 온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비밀을 알게 된다는 것은, 때로는 그의 가장 여린 부분을 함께 나누게 된다는 의미임을 깨달았다.

이제 우리의 냉장고 한켠에는 특별한 과자 보관함이 있다. 과거와 현재가 달콤하게 공존하는 공간. 사람들은 그저 과자일 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에겐 그것이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다. 오늘 밤에도 3시 27분이 되면, 우리는 조용히 과자 봉지를 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