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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짝사랑

달콤한 과자와 씁쓸한 짝사랑

과자 봉지를 뜯는 소리는 언제나 짝사랑의 심장 소리와 닮아있다. 터질 듯 부풀었다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그 소리. 윤서는 오늘도 편의점 과자 코너 앞에 서서 그의 선택을 기다렸다.

"오늘은 어떤 과자를 고르실 건가요?" 매주 목요일 저녁 8시 정각, 그녀가 아르바이트하는 편의점에 그가 온다. 검은색 후드티에 청바지, 항상 같은 스타일이지만 그녀 눈에는 매번 새롭게 보였다.

"음..." 그는 과자 진열대를 천천히 훑어보았다. "오늘은 뭘 먹을까..."

윤서는 그의 손가락이 초콜릿 과자에서 감자칩으로, 다시 젤리로 움직이는 것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가 고르는 과자가 오늘 그의 기분이겠지.' 달콤한 것은 좋은 날, 짭짤한 것은 스트레스 받은 날, 쫄깃한 젤리는 뭔가 고민이 있는 날. 6개월 동안 그의 과자 취향을 연구한 결과였다.

"이걸로 할게요." 그가 고른 건 딸기맛 마시멜로.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과자였다.

"혹시..." 윤서는 용기를 내어 말했다. "이 과자 좋아하세요?"

그가 미소를 지었다. "사실 제가 아니라 제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거예요. 오늘 만나기로 해서요."

윤서의 심장이 과자 봉지처럼 쪼그라들었다. 그 소리가 매대에 진열된 모든 과자를 덜컹거리게 할 것만 같았다.

"아..." 그녀는 억지 미소를 지었다. "여자친구분이 좋아하실 것 같아요."

그가 계산대를 떠난 후, 윤서는 자판기에서 캔 커피를 뽑아 한 모금 마셨다. 달콤한 커피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갔지만, 입안에 남은 건 쓴맛뿐이었다.

일주일 후, 똑같은 목요일 저녁. 그가 편의점에 들어섰다.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의 표정이 어두웠다는 것.

"오늘은 뭐 드실래요?" 윤서가 물었다.

그는 진열대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매운맛 감자칩을 집어들었다. 언제나 '좋은 일이 있는 날'에만 골랐던 달콤한 과자 대신.

"헤어졌어요." 그가 갑자기, 물어보지도 않은 말을 꺼냈다. "여자친구랑."

윤서는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진열대에서 딸기맛 마시멜로를 꺼내 그의 감자칩 옆에 놓았다.

"이건 서비스예요. 달콤한 것도 가끔은 필요하니까요."

그가 처음으로 윤서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보았다. "이름이... 뭐라고 하셨죠?"

과자 봉지를 뜯는 소리가 다시 들렸다. 하지만 이번엔 터지는 소리가 아니라, 무언가 새롭게 시작되는 소리처럼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