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괴담: 방과후의 속삭임
교실 창문에 비친 내 얼굴이 누군가의 것으로 바뀌는 순간을 본 사람은 일주일을 넘기지 못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방과 후 텅 빈 학교, 해가 지는 오후 6시 정각, 나는 그 소문을 증명하기 위해 3학년 2반 교실에 혼자 남아있었다.
"바보 같은 짓 그만해, 우리 집에 가자." 문을 떠나지 않는 현우의 목소리가 복도에 울렸지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발소리가 멀어지고, 학교는 완전한 고요 속에 잠겼다.
교실의 형광등이 깜빡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미세하게, 그다음엔 더 빈번하게. 창가에 서서 천천히 거울처럼 변해가는 유리창을 응시했다. 오후 6시까지 3분.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먼지 냄새와 분필 가루 향이 섞인 공기가 이상하게 무거워졌다.
그때 복도에서 누군가 분필로 칠판을 긁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스크륵, 스크륵. 귀를 찌르는 그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교실 문이 천천히 열렸지만, 아무도 없었다.
"누, 누구세요?" 내 목소리가 떨렸다.
대답 대신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이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이마에 땀이 맺혔다. 오후 6시. 시계가 정확히 6시를 가리키는 순간, 창문 속 내 모습이 완전히 다른 얼굴로 변했다. 까만 눈동자, 창백한 피부, 그리고 어딘가 익숙한 교복을 입은 소녀.
"드디어 찾았어." 창문 속 소녀의 입술이 움직였다. "네가 내 노트를 가져갔지?"
온몸이 얼어붙었다. 지난주 청소 시간에 발견한 낡은 일기장. 첫 페이지에 쓰여 있던 이름이 떠올랐다. '김서연'.
"봤어, 그 안의 진실을." 소녀가 말했다. "이제 네 차례야."
창문 속 소녀의 손이 유리를 뚫고 나오는 것 같았다. 뒤로 물러서려는 순간, 등 뒤에서 차가운 손이 내 어깨를 붙잡았다.
"그 일기장을 읽은 사람들은 모두 일주일을 못 넘겼어. 너도 마찬가지일 거야."
다음 날 아침, 현우는 내 책상 위에 놓인 낡은 일기장을 발견했다. 첫 페이지를 펼치자 낯익은 이름 아래 내 이름이 붉은 글씨로 써져 있었다. 그리고 내가 사라진 지 일주일 후, 창문에 비친 현우의 얼굴이 누군가의 것으로 바뀌는 순간, 일기장의 다음 페이지에는 세 번째 이름이 추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