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날씨같은 짝사랑
그의 마음은 아침 일기예보처럼 매일 바뀌었다. 오늘은 맑음, 내일은 흐림, 모레는 폭우. 이런 식이었다. 나는 그의 날씨를 예측하는 기상캐스터가 된 지 정확히 일 년째였다.
처음 그를 본 건 도서관 창가 자리였다. 밖에선 소나기가 내리는데, 그는 책에 푹 빠져 세상의 소음을 차단한 채 미소 짓고 있었다.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리다 맑게 갰다. 그렇게 짝사랑이 시작됐다.
"오늘 날씨 어때?" 그가 매일 아침 건네는 첫 인사였다. 우리는 같은 회사 같은 부서. 다른 사람들은 형식적인 안부라고 생각했겠지만, 내게는 특별한 신호였다. 마치 우리만의 암호같은.
봄비가 유리창을 타고 흐르던 3월의 어느 날, 그의 날씨는 '우울'이었다. 얼굴에 짙은 먹구름이 끼었고, 눈은 빗물을 머금은 듯 흐릿했다. 나는 우산 두 개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들고 그에게 다가갔다. "날씨가 안 좋네요. 같이 걸을까요?" 그날, 우리는 처음으로 퇴근길을 함께했다.
여름이 왔을 때, 그의 날씨는 '맑음'이 많아졌다. 점심시간, 옥상 벤치에서 나누는 대화가 늘었고, 그는 자신의 꿈과 실패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했다. "전 날씨처럼 변덕스러운 사람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이 떠나가나 봐요."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난 당신의 모든 날씨를 사랑해요.'
가을, 단풍이 물들 무렵 그의 날씨는 '태풍 주의보'였다. 갑자기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다는 소식. 우리의 일상이 흔들렸다. "이제 날씨 물어볼 사람이 없네요." 그가 씁쓸하게 웃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말했다. "카톡으로 물어보면 되잖아요." 그날 밤 처음으로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밤 날씨: 그리움, 약간의 용기 포함."
겨울이 오고, 크리스마스 이브. 그가 카페에서 만나자고 했다. 진한 커피 향과 크리스마스 캐롤이 어우러진 그곳에서, 그는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열어보니 날씨 모양의 작은 배지들이 있었다. "당신 덕분에 날씨가 좋아졌어요. 이제는 당신의 날씨도 알고 싶어요."
그날 밤, 창밖으로 눈이 내렸다. 그의 손이 내 손을 잡았을 때, 내 마음의 날씨는 마침내 '맑음'으로 고정되었다. 짝사랑의 계절이 끝나고, 우리만의 새로운 기후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오늘도 나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창밖을 본다. 하늘이 어떻든, 내 마음의 날씨는 언제나 그로 인해 화창하다. 이제 우리는 서로의 날씨를 함께 만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