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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친공포

남사친의 공포: 너와 나, 그리고 우리 사이의 그림자

문자가 울렸을 때, 난 그가 죽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메시지는 매일 밤 12시 정각에 도착했다. "오늘도 잘 지냈어? 나랑 얘기하자."

민준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내 곁에 있던 남사친이었다. 누구보다 가깝고, 누구보다 멀었던 사람. 우리는 서로에게 비밀이 없었다. 아니, 적어도 그가 죽기 전까지는 그랬다. 창백한 형광등 아래 놓인 휴대폰 화면이 다시 밝아졌다. 12:00 정각, 민준이의 프로필 사진과 함께 메시지가 떴다.

"오늘은 네가 입었던 빨간 원피스가 참 예뻤어. 창가에 서 있는 모습이 그림 같더라."

등줄기로 차가운 땀이 흘렀다. 오늘 나는 정말로 빨간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저녁에는 창가에 서서 별을 바라봤었다. 하지만 민준이는 두 달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장에서 그의 차가운 얼굴을 마지막으로 본 기억이 생생했다.

떨리는 손으로 답장을 보냈다. "누구세요?"

즉시 답장이 왔다. "웃기지 마, 소연아. 10년 지기 남사친을 못 알아보겠어? 내일 우리 만나자. 예전처럼 한강공원에서."

10년 동안 민준이만 알고 있던 비밀들, 우리만의 농담들, 그가 나에게 남몰래 품고 있던 감정들. 모든 것이 섞여 공포로 변했다. 친구였던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내 망상일까? 아니면 이것은 누군가의 잔인한 장난일까?

다음날, 용기를 내어 한강공원에 나갔다. 우리의 벤치라 부르던 그곳에 누군가 앉아있었다. 멀리서도 민준이의 실루엣은 틀림없었다. 심장이 멎는 듯한 공포와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왔구나," 그가 말했다. 목소리도, 미소도 민준이 그대로였다. "오랜만이야, 소연아."

그는 내게 손을 내밀었고, 나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이건 불가능해. 넌 죽었어."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어." 그가 웃었다. 그때 비로소 보았다. 그의 눈에는 생기가 없었고, 피부는 너무 창백했다. "널 너무 사랑했어. 말하지 못했지만, 항상 널 지켜보고 있었어."

그제야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10년간의 우정 속에 숨겨진 집착, 언제나 '친구'라는 이름으로 나를 지켜보던 시선들. 민준이의 사랑은 죽음을 넘어 공포가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깨달았다 - 때론 가장 무서운 것은 우리가 가장 믿는 사람에게서 온다는 것을.

"가지 마, 소연아." 그의 손이 내 손목을 잡았다.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이제 영원히 함께할 수 있어."

달빛 아래, 한강의 검은 물결이 우리를 향해 손짓했다. 남사친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진실과 마주한 그 순간, 나는 이해했다 - 사랑과 공포의 경계가 얼마나 모호한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