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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간식

위험한 남친의 간식 선택

그가 욕심스럽게 간식을 집어 들었을 때, 나는 그제서야 남자친구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다섯 달간의 연애에서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그토록 건강에 집착하던 사람이 한밤중에 편의점 과자 코너를 싹쓸이하는 모습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괜찮아? 네가 이런 걸 먹는다고?" 내 목소리에 의아함이 가득했다. 그는 왜인지 불안하게 웃으며 포장지를 뜯었다.

"가끔은 이런 것도 좋지. 너무 건강하게만 살면 재미없잖아."

과자 부스러기가 그의 셔츠에 떨어졌다. 평소라면 즉시 털어냈을 텐데, 그는 무심하게 내버려 두었다. 우리 집 거실 소파에 앉아 그는 한 봉지, 두 봉지를 비워갔다. 창밖으로 보이는 초승달이 그의 얼굴을 희미하게 비추었다. 낯설게도 그 표정에는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강렬한 만족감이 서려 있었다.

"혹시... 너 정말 강민준 맞아?" 농담처럼 던진 말이었지만, 내 직감은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었다.

그가 과자를 씹는 소리가 갑자기 크게 들려왔다. 바삭바삭, 꾸덕꾸덕. 그의 턱이 움직이는 방식조차 평소와 달랐다. 마치 오랜만에 음식을 먹는 사람처럼 필사적이었다.

"물론이지. 그럼 내가 누구겠어?" 그가 웃었지만, 그 웃음소리는 어딘가 공허했다.

나는 화장실로 도망치듯 들어갔다. 손이 떨렸다. 핸드폰을 꺼내 민준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울리는 동안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

"여보세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거실에서 간식을 먹고 있는 그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민준아... 지금 어디야?"

"응? 나 지금 출장 중이잖아. 내일 저녁에 돌아간다고 했잖아."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나는 화장실 문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거실에서 들려오는 과자 봉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멈췄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전화기 너머로 민준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내 귀는 이미 다른 소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화장실 문 앞으로 누군가 다가오는 발소리. 그리고 문 밖에서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

"혹시... 간식 좀 더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