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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공포

남친의 공포: 네가 알고 싶지 않은 진실

처음 그의 지하실 문을 본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나를 휘감았다. 남친 민호는 2년 내내 그 문을 절대 열지 말라고 했다. "오래된 가전제품들이랑 쓸모없는 잡동사니뿐이야"라고 했지만, 그의 목소리에 서린 긴장감은 결코 그런 사소한 이유 때문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오늘 아침, 민호는 급한 출장으로 이틀간 집을 비운다고 했다. 문자 한 통을 남기고 떠났을 때, 나는 이미 그 지하실 문 앞에 서 있었다. 열쇠는 책장 뒤에 숨겨져 있었고, 민호가 몰래 열쇠를 확인하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었다.

녹슨 열쇠가 자물쇠에 맞물리는 소리가 집 안의 정적을 깼다. 문이 열리자 곰팡이 냄새와 섞인 이상한 화학약품 냄새가 코를 찔렀다. 어둠 속에서 손으로 벽을 더듬어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켰다. 형광등이 깜빡이며 밝혀준 공간은 내 상상과 너무나도 달랐다.

벽면을 가득 채운 사진들. 모두 나였다. 쇼핑하는 나, 카페에서 책 읽는 나, 친구들과 웃고 있는 나, 회사 앞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나. 우리가 만나기 훨씬 전부터 찍힌 사진들이었다. 벽 한쪽에는 내 머리카락, 사용한 티슈, 심지어 내가 버린 커피컵까지 비닐봉지에 정리되어 날짜별로 보관되어 있었다.

숨이 막혔다. 그때 책상 위에 놓인 노트북이 눈에 들어왔다. 화면보호기가 해제되자 열려있던 문서가 나타났다. '고백'. 그것은 민호의 일기였다.

"오늘로 정확히 687일째. 그녀는 여전히 모른다. 내가 그녀의 인생에 우연히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처음 그녀를 봤을 때부터 나는 그녀가 필요했다. 완벽한 그녀. 내 컬렉션의 마지막 조각. 이제 곧..."

심장이 멎을 듯한 공포가 밀려왔다. 더 읽을 수 없었다. 그때 위층에서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민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 출장이 취소됐어. 집에 왔어?"

발소리가 계단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지하실을 빠져나갈 방법은 없었다. 문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너무 늦었다. 발소리가 지하실 문 앞에서 멈췄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민호의 얼굴에는 평소와 다른 미소가 번졌다. "드디어 알게 됐구나. 이제 정말로 우리가 될 수 있겠어." 그의 손에는 내가 평소에 보지 못했던 무언가가 들려있었다. 이제야 깨달았다. 내가 그의 컬렉션의 마지막이 아니라, 단지 다음 순서였을 뿐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