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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남편

맞바꾼 남친과 남편: 어느 날의 뒤바뀐 진실

그날 아침, 내 남친의 얼굴로 내 남편이 깨어났다. 아니, 정확히는 내 남편의 영혼이 내 남친의 몸에 들어간 것 같았다. 샤워하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 부엌으로 나가자, 남친 유진이 익숙한 동작으로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손짓, 어깨를 으쓱하는 방식, 심지어 커피를 젓는 방식까지... 모두 내 남편 도윤의 것이었다.

"여보, 오늘 저녁에 뭐 먹을래?" 유진의 입에서 도윤이 항상 하던 말투로 질문이 흘러나왔다. 나는 얼어붙었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었던 내 이중생활이 드러난 것일까? 아니면 내가 미쳐가고 있는 걸까?

"뭐라고... 불렀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여보라고 했지. 왜?" 유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분명 도윤의 것이었다. 까맣고 깊은 눈동자가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방식은 5년간 함께 산 남편의 것과 똑같았다.

그날 오후, 도윤에게 전화했을 때는 더 이상했다. 그는 꼭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처럼 말했다. 유진처럼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농담을 던졌고, 내게 "오늘 저녁에 데이트 어때?"라고 물었다. 5년 차 결혼 생활에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말이었다.

저녁, 나는 두 남자를 같은 장소에 불렀다. 강남의 작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남편인 도윤은 내 남친처럼 캐주얼한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나타났고, 남친인 유진은 도윤처럼 정장 차림으로 등장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얼어붙었다.

"너... 내 몸에 뭐 하는 거야?" 유진의 목소리로 도윤이 말했다.

"당신 와이프랑 살아보니 어때?" 도윤의 목소리로 유진이 비웃었다.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이것은 단순한 착각이 아니었다. 진짜로 그들의 영혼이 바뀌어 버린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왜? 두 사람 모두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두 쌍의 눈에는 배신감, 분노, 혼란이 뒤섞여 있었다.

"설명해봐, 소연아." 두 사람이 동시에 말했다.

식당의 테이블 아래에서 내 손이 떨렸다. 어떻게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 둘 다 선택한 나의 이기심을... 그런데 그때, 두 남자의 눈에서 동시에 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들의 입가에 동일한 미소가 번졌다.

"속았지?" 그들이 동시에 말했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도윤과 유진은 서로를 알고 있었다. 오랫동안.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계획된 것이었다. 그들의 웃음소리가 레스토랑을 가득 채웠을 때, 나는 내 인생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음을 느꼈다. 가짜 남편과 가짜 남친 사이에서, 진짜 나는 누구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