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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과의 영화: 우리가 쓰지 못한 마지막 장면

남친이 내게 보내온 마지막 문자는 영화 티켓 예매 확인서였다. 내 생일 하루 전날이었고, 그는 내가 몇 달 동안 기다려온 영화를 함께 보자고 했다. 메시지 아래 첨부된 하트 이모티콘 세 개가 화면에서 깜빡이는 동안, 나는 알 수 없었다. 그 영화관에 우리가 함께 앉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비 오는 오후, 커피숍 창가에 앉아 그날을 떠올린다. 빗방울이 유리창을 타고 흐르는 모습이 내 기억처럼 왜곡되고 흐릿하다. 사고 소식은 SNS로 먼저 들려왔다. 그의 프로필 사진 아래 쌓이는 애도의 메시지들. 믿을 수 없었다. 우리는 내일 만나기로 했는데. 그 영화를 함께 보기로 했는데.

"이 영화 너무 보고 싶었지?"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나는 그에게 말했었다. 영화에 담긴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다고. 결말이 어떻게 될지 밤새 생각한다고. 그는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곧 함께 보자. 네 생일에."

장례식 날, 나는 그의 부모님께 받은 작은 상자를 열었다. 그가 내게 주려고 준비했던 선물이었다. 상자 안에는 영화 원작 소설책과 작은 쪽지가 있었다. "마지막 장은 읽지 마. 영화 보고 같이 읽자." 그의 필체는 항상처럼 휘갈겨 있었다.

일 년이 지났다. 나는 그 책을 아직 끝까지 읽지 못했다. 마지막 장 앞에서 항상 멈춘다. 그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처럼, 또는 마지막 연결고리를 놓치기 싫은 것처럼. 오늘, 생일을 맞아 혼자 그 영화를 보기로 했다. 재개봉관에서 우연히 상영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운명이라 생각했다.

어두운 영화관에 홀로 앉아, 스크린을 바라보며 그가 옆자리에 있다고 상상한다. 그가 팝콘을 건네고, 내 손을 잡고, 슬픈 장면에서 어깨에 기대라며 속삭이는 것을. 영화가 끝나갈 무렵,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한다.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지만, 그곳에 이르는 여정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거야."

상영이 끝나고 텅 빈 영화관에 홀로 남아, 책가방에서 그 소설을 꺼낸다. 마지막 장을 조심스레 넘기자, 내 눈에 들어온 건 그의 손글씨였다. 책의 여백을 가득 채운 메시지. "이 이야기처럼 우리의 결말도 쓰여 있을지 모르지만, 그 여정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아름다웠어. 영화 재밌었지? 이제 우리만의 이야기를 써보자."

영화관을 나서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비가 그치고 별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 처음으로, 우리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을 뿐. 가방 속 책을 꼭 쥐고, 나는 우리가 함께 쓰지 못한 그 다음 장을 상상하며 걸음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