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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자매

남친과 자매: 우리가 나눠가진 것

유리 화장대 위에 놓인 두 개의 립스틱, 하나는 반쯤 닳았고 다른 하나는 거의 새것이었다. 나는 둘 중 어느 것이 언니 것인지, 어느 것이 내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우리는 늘 그랬다. 옷장, 화장품, 신발, 그리고 이제는 남자까지.

"지은아, 정현 오빠한테 전화 왔어." 언니의 목소리가 거실에서 울렸다. 나는 화장대 앞에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언니의 발소리가 방 문 앞에서 멈췄다.

"안 받을 거야?"

나는 고개를 저었다.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은 창백했고, 눈가는 붉게 부어올라 있었다. "언니가 받아." 내 목소리는 생각보다 더 담담했다.

세연 언니는 잠시 문간에 서 있다가 조용히 방을 나갔다. 그녀가 정현 오빠와 통화하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벽을 타고 흘러들어왔다. 그 목소리에는 친밀함이 묻어났다. 너무 친밀한 그 톤이 내 가슴을 세차게 후벼팠다.

열여덟 번째 생일, 처음으로 언니와 다른 케이크를 받았던 날을 기억한다. 그전까지 우리는 쌍둥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항상 같은 케이크, 같은 선물을 받아왔다. "둘이 다투지 않게 하려고," 엄마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열여덟이 되던 해, 언니는 초콜릿 케이크를, 나는 딸기 케이크를 받았다. 그 작은 차이가 얼마나 기뻤던지.

그런데 정현 오빠는 달랐다. 그는 내가 처음으로 '나만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다. 대학교 동아리에서 만난 그는 내게만 눈길을 주었고, 항상 내 옆자리를 지켰다. 적어도 한 달 전까지는.

언니가 방에 돌아왔을 때,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이, 조금 움츠러든 어깨가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정현 오빠가... 오늘 저녁에 만나자고 해." 세연 언니의 목소리가 떨렸다. "거절했어."

나는 고개를 들어 언니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서 죄책감과 혼란이 빛났다. 순간 깨달았다. 그녀도 나만큼이나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언니와 나 사이에서 갈등하는 정현 오빠만큼이나.

"가도 돼." 내 입에서 나온 말에 나 자신도 놀랐다. "괜찮아."

세연 언니의 눈이 커졌다. "지은아..."

"사랑은... 선택할 수 없는 거잖아." 내가 말했다. 목이 메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조금 가벼워졌다.

그날 밤, 언니가 나간 후 나는 화장대 위의 두 립스틱을 바라보았다. 조심스럽게 닳은 립스틱을 집어들었다. 언니 것이었다. 그리고 새것인 내 립스틱을 그녀의 화장품 파우치에 넣었다. 어쩌면 이것이 자매로 살아가는 방식인지도 모른다. 나눠 갖는 것, 때로는 아픔까지도.

창가에 서서 바라본 밤하늘에는 두 개의 별이 나란히 빛나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하나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분명 다른 빛을 내는, 마치 우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