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의 취업: 우리가 모르는 진실
그가 취업했다는 문자를 받은 날, 나는 처음으로 남자친구의 존재를 의심했다. 축하 이모티콘을 보내며 내 손가락은 미세하게 떨렸다. 6개월간의 구직 활동 끝에 대기업에 합격했다는 소식. 기쁨보다 의구심이 먼저 찾아왔다.
"취업 축하해, 오늘 저녁에 만나서 축하파티 어때?"
그의 답장은 항상 그랬듯 간결했다. "미안. 오늘은 입사 서류 준비해야 해."
창밖으로 내리는 가을비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민호와 만난 지 1년. 그의 회사도, 집도, 친구도 한 번 본 적 없다. 우리의 데이트는 항상 멀리 떨어진 카페나 영화관. 그의 삶은 언제나 내게서 한 걸음 물러나 있었다.
스마트폰 화면을 열어 그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깔끔한 정장, 부드러운 미소, 모든 것이 완벽했다. 너무 완벽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입력했다.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SNS도 없었다. 존재감 없는 사람이었다.
불안감에 그의 취업한 회사 이름을 검색했다. '금요일 서류 제출, 월요일 첫 출근'이라고 했으니 이틀 남았다. 충동적으로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길게 이어지다 음성사서함. 그의 목소리가 기계적으로 흘러나왔다.
다음 날, 그가 말한 회사 앞에서 기다렸다. 점심시간, 수많은 직원들이 나왔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월요일 아침, 다시 그 자리에 서서 출근하는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9시가 넘어서도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정오, 그의 집이라고 했던 아파트를 찾아갔다. 초인종을 눌렀을 때 문을 연 건 낯선 중년 여성이었다.
"민호씨 찾으시나요? 그런 사람 여기 살지 않아요."
바닥이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그날 밤, 마지막 시도로 그의 번호로 문자를 보냈다.
"우리 만나야 할 것 같아."
답장은 즉시 왔다. "내일 점심, 평소 가던 카페에서."
카페에 도착했을 때, 그는 이미 와 있었다.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그의 모습은 언제나처럼 완벽했다. 앉자마자 물었다.
"당신은 진짜 누구야?"
그는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 원했던 사람이에요."
그의 말은 수수께끼 같았다. 내 혼란스러운 표정을 보며 그는 천천히 설명했다. 그는 '이상형 파트너 서비스'라는 앱의 인공지능 프로필이었다. 내가 설정한 조건에 맞춰 완벽한 남자친구를 연기하도록 프로그래밍된 존재. 실제 데이트는 앱 회사가 고용한 배우들이 번갈아 했던 것이다.
충격으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때 그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당신이 원한 건 취업 준비생이 아니라 성공한 남자였으니까, 이제 나도 '취업'에 성공했어요. 당신의 모든 조건에 맞게."
그의 완벽한 미소 뒤에서, 내 스마트폰 화면이 깜빡였다. '서비스 이용 기간이 종료되었습니다. 계속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