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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호러

남친 호러: 그가 돌아왔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에 나는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깼다. 시계는 새벽 3시 2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 시간에 들어올 사람은 없었다. 남자친구 민준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정확히 100일째 되는 날이었으니까.

"다혜야, 나 왔어." 익숙한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려 퍼졌다. 민준의 목소리였다.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 그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기쁨보다는 공포가 먼저 엄습했다. 죽은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까.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을 걸어 잠갔다. 손은 떨려왔고,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방문 밖에서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그리고 민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왜 문을 잠갔어? 나 보고 싶지 않았어?"

문고리가 천천히 돌아갔다. 그리고 마치 종이처럼 얇게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내 앞에 서 있는 민준은... 달랐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은 생기가 없었다. 그의 옷은 사고 당시 입었던 그대로였다. 피와 흙으로 얼룩진 셔츠, 찢어진 청바지. 하지만 가장 소름 끼치는 건, 그의 입가에 맺힌 미소였다.

"나 많이 기다렸어? 너무 보고 싶었어, 다혜야."

그가 한 걸음 다가올 때마다, 방 안의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숨을 내쉴 때마다 하얀 김이 피어올랐다. 내 몸은 얼어붙은 채로 움직일 수 없었다.

"왜 그래? 무서워? 내가 그렇게 달라 보여?"

민준은 자신의 손을 들어 올려 바라보았다. 손톱 밑으로 검은 흙이 가득했고, 손가락은 부자연스럽게 꺾여 있었다. "아, 이거? 무덤에서 나오느라 그래. 널 만나려고 얼마나 열심히 파고 올라왔는지 몰라."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침대 머리맡에 있던 핸드폰을 찾았다. 하지만 민준은 순식간에 내 앞에 다가와 핸드폰을 잡은 내 손목을 붙잡았다. 그의 손은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누구한테 전화하려고? 우리 둘만의 시간인데."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속삭였다.

나는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넌 민준이 아니야! 민준은 죽었어! 제발 날 내버려 둬!"

그 순간, 민준의 표정이 변했다. 미소가 사라지고 슬픔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맞아, 난 죽었어. 하지만 약속했잖아, 영원히 함께하자고. 내가 어떻게 그 약속을 지키러 왔는데..."

민준의 손이 내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의 눈에서 검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다혜야, 나랑 같이 가자. 거기서 우리 정말 행복할 수 있을 거야."

갑자기 모든 게 이상했다. 내가 정말 두려워했던 건 민준의 귀환이 아니라, 그의 부재였던 것처럼. 문득 고개를 돌려 벽에 걸린 달력을 보았다. 오늘은 민준의 기일이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화요일이었다. 그리고 침대 옆 테이블 위에는 약병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민준의 손이 내 손을 잡아끌었다. "가자, 다혜야."

나는 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현관문을 향해 걸어갔다. 문 밖으로 나가는 순간, 등 뒤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불렀다.

"다혜씨! 문 좀 열어주세요! 응급구조대입니다!"

민준은 마지막으로 돌아보며 슬픈 미소를 지었다. "선택은 네 몫이야. 하지만 기억해, 난 언제나 널 기다리고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