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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화장품

남친의 화장품: 그가 숨긴 진실

우연히 현우의 욕실 캐비닛을 열었을 때, 내 남친이 나보다 화장품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실수로 문을 연 것뿐인데, 그 안에는 완벽하게 정렬된 스킨케어 제품들이 빛나고 있었다. 내 것보다 고급스러운 브랜드들, 심지어 출시되지도 않은 한정판 세럼까지. 나는 잠시 가만히 서서 그 광경을 응시했다.

"뭐해?" 현우의 목소리에 나는 화들짝 놀라 캐비닛 문을 닫았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날카로웠다. 어깨 너머로 그를 바라보니, 현우의 얼굴은 당황과 공포가 뒤섞인 표정이었다.

"미안, 그냥 치약을 찾고 있었어." 내 목소리가 떨렸다. 왜 이렇게 긴장되는지 모르겠다. 그저 화장품일 뿐인데.

현우는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놀랐구나. 내가 설명할게." 그의 어깨가 풀어지는 것이 보였다. "사실 내가 뷰티 블로거야. 익명으로 활동하고 있어. '미스터리 스킨케어 가이'라고."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3년 동안 사귀었는데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이야기였다. "왜 말 안 했어?" 의아함과 배신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말하고 싶었어. 하지만..." 그는 망설였다. "처음엔 그냥 취미였는데, 지금은 월급보다 더 많이 벌어. 회사 동료들이 알면 놀림감이 될까봐 비밀로 했어."

그날 밤, 나는 '미스터리 스킨케어 가이'의 계정을 찾아냈다. 70만 팔로워. 매달 수백만 원의 제품 협찬. 뷰티 업계에서 꽤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다. 동영상에서 그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 목소리와 손은 분명 현우의 것이었다.

다음 날, 화장대 앞에 앉아 피부 관리를 하던 그에게 다가갔다. "도와줄래?" 내가 물었다. 그의 눈이 반짝였다.

"물론이지. 네 피부는..." 그가 전문가처럼 내 얼굴을 살펴보았다. "약간 건조하고 T존은 번들거리는 복합성이야. 내가 딱 맞는 루틴을 짜줄게."

한 달 후, 우리는 첫 커플 스킨케어 루틴 영상을 함께 촬영했다. 이번엔 현우가 얼굴을 드러냈다. "안녕하세요, 미스터리 스킨케어 가이입니다. 오늘은 특별한 게스트와 함께합니다."

화면 속 우리는 웃고 있었다. 때로는 비밀이 드러날 때, 예상치 못한 행복이 찾아오기도 한다. 남친의 화장품 캐비닛을 열었을 때, 나는 그의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함께 열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