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노래의 학교
그날, 학교에 노래가 멈췄다. 교실 창문을 통해 쏟아지던 오후의 햇살이 갑자기 앙상한 그림자로 변했을 때, 아이들은 처음에는 그저 구름이 태양을 가린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운동장의 새들이 날개를 펄럭이며 한꺼번에 하늘로 날아오르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을 때, 우리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매일 아침 교문에서 들리던 피아노 선생님의 반주, 체육시간의 호루라기 소리, 수업 종료를 알리는 청명한 종소리까지. 5교시가 막 끝날 무렵, 모든 소리가 갑자기 사라졌다. 내가 불렀던 노래의 마지막 음절이 허공에 멈춰 있는 것 같았다. 창백해진 음악 선생님은 피아노 앞에서 벌떡 일어났고, 그 순간 모두가 깨달았다. 이 학교에서 노래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교장 선생님은 점심시간에 전교생을 강당에 모았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고 무거웠다. "오늘부터 우리 학교에서는 모든 음악 활동이 금지됩니다. 이것은 교육청의 새로운 방침입니다." 그의 눈은 처음으로 흔들렸다. "노래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감정은 사고를 방해합니다. 우리는 더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이 결정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교실로 돌아오는 복도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벽에 걸려있던 음악실 시간표는 하얀 종이로 가려졌고, 교내 합창대회 포스터는 밤새 모두 사라졌다. 아침마다 틀어주던 클래식 음악 대신 정적만이 흘렀다. 달그락거리던 급식 식판 소리조차 묘하게 죄스러운 소음처럼 느껴졌다.
나는 화장실 칸에 숨어 작은 휴대용 라디오를 이어폰으로 들었다. 귓속으로 흘러들어오는 멜로디가 마치 금지된 약물처럼 나를 흥분시켰다. 밤에는 이불 속에서 할머니가 가르쳐주신 자장가를 흥얼거렸다. 한 음절 한 음절이 내 입술을 떠날 때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일주일이 지나자 학교는 완전히 달라졌다. 아이들의 눈빛이 흐려졌고, 웃음소리도 잦아들었다. 교실은 마치 색이 바랜 사진처럼 회색빛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음악 선생님이 출근하지 않았다. 그녀의 자리에는 로봇 같은 표정의 대리 교사가 앉아 있었다.
그날 방과후, 나는 자물쇠로 잠긴 음악실 문 앞에 서 있었다. 불현듯 열쇠 구멍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조심스럽게 몸을 굽혀 안을 들여다보니, 음악 선생님이 혼자 피아노 앞에 앉아 있었다. 소리 없이 건반 위에서 춤추는 그녀의 손가락. 입술은 노래를 부르고 있었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다음 날, 나는 수업 도중 문득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그리고 할머니의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곧 교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 친구들이 하나둘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복도에서, 다른 교실에서, 운동장에서, 급식실에서. 학교 전체가 노래로 물들었다.
우리가 멈춘 것은 교장실 문이 활짝 열렸을 때였다. 교장 선생님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모두가 숨을 죽였다. 그런데 그의 눈에서 투명한 것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우리의 노래에 그의 목소리가 합쳐졌다. 우리는 그때 깨달았다. 노래는 금지할 수 없다는 것을, 노래는 학교의 심장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