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의 교실: 우리만의 학교
교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오후의 햇살이 내 책상 위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선생님의 단조로운 목소리가 교실을 채우는 동안, 나는 이어폰 선을 후드티 안으로 숨기며 뉴진스의 'Hype Boy'를 재생했다.
"이수진, 수업 시간에 뭐하는 거야?"
선생님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나는 황급히 이어폰을 뽑았다. 교실 전체가 나를 향해 돌아봤고, 나는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날 방과 후, 나는 교무실로 불려갔다.
"요즘 애들은 공부는 안 하고 아이돌만 쫓아다니니..."
선생님의 잔소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교문 앞에서 평소 말도 섞지 않던 윤서가 내게 다가왔다.
"나도 뉴진스 좋아해."
그 짧은 말 한마디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다음 날, 우리는 점심시간에 옥상에서 만나 뉴진스 노래를 함께 들었다. 일주일 후, 우리는 다섯 명이 되었다. 한 달 후, 우리는 열두 명이 되었다.
우리는 매일 방과 후 빈 교실에 모여 뉴진스의 안무를 연습했다. 교실 바닥은 우리의 무대가 되었고, 칠판은 우리의 거울이 되었다. 윤서의 제안으로 '뉴스쿨'이라는 이름의 비밀 동아리가 탄생했다. 학교라는 틀 안에서, 우리만의 작은 학교를 만든 셈이다.
"교내 축제에 나가보는 게 어때?" 동아리 회의 중 민지가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모두가 침묵했다. 우리의 안무는 완벽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학교에서는 '뉴진스 같은 선정적인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해보자." 내가 말했다. "우리 방식대로."
우리는 축제 신청서를 냈고, 놀랍게도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한 달간의 치열한 연습이 시작되었다. 모두가 수업이 끝난 후 남아 연습했고, 주말에도 만났다. 우리는 교복을 입은 채로 'Attention'을 추기로 했다. 학교의 규율을 지키면서도, 우리만의 방식으로 자유를 표현하기로 한 것이다.
축제 당일, 우리는 떨리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첫 음악이 흘러나오자 교정은 정적에 빠졌다. 그러나 후렴구에 이르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우리의 안무는 뉴진스의 그것과 달랐다. 더 절제되어 있었지만, 동시에 더 강렬했다. 우리만의 해석이 담긴 춤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 놀랍게도 교장 선생님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정식 동아리로 신청해보는 게 어떻겠니?"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학교와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 사이에 벽을 세운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규칙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우리만의 공간을 창조해낸 것이다.
지금도 가끔, 비가 내리는 날이면 그때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빈 교실에서 서로의 땀방울을 나누며 춤추던 우리의 모습. 그곳은 단순한 학교가 아니었다. 우리가 서로를 발견하고, 우리 자신을 발견한 곳. 뉴진스의 음악이 울려 퍼지는 우리만의 작은 학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