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비밀 남친: 회사와 사랑 사이
대표님의 목걸이에서 떨어진 로켓 속 사진을 본 순간, 내 세계는 뒤틀렸다. 그 안에는 우리 회사 신입사원인 재민의 얼굴이 있었다.
"이거 놓으셨어요, 대표님." 손바닥 위에 놓인 은색 로켓을 건네며 내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 옥타브 높았다. 45세의 여성 CEO 강혜진 대표님은 로켓을 본 순간 얼굴색이 창백해졌다. 그녀의 완벽하게 빗어 넘긴 단발머리가 잠시 흐트러졌다.
"고마워요, 김수연 팀장." 그녀는 로켓을 조용히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 "이건... 개인적인 물건이에요."
나는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한때 언론에서 '철의 여인'이라 불렸던 강혜진 대표와 입사 3개월 차 신입사원 재민. 그들의 나이 차는 거의 20년. 어제까지만 해도 대표님의 모든 결정은 논리적이고 완벽했다. 적어도 내 눈에는.
다음 날 아침, 엘리베이터에서 재민과 마주쳤다. 그의 셔츠 칼라 위로 희미한 립스틱 자국이 보였다. 바로 어제 대표님이 바른 그 붉은색. 숨이 막혔다.
"이번 프로젝트 관련해서 수연 팀장님께 드릴 자료가 있어요." 재민이 말했다. 그의 말투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모든 것이 평범했다.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이상했다.
점심시간, 정신없이 식사를 하던 중 우연히 창밖을 보았다. 대표님의 검은색 세단이 회사 뒤편 골목에 서 있었고, 재민이 조수석에 앉는 모습이 보였다. 내 젓가락이 테이블 위로 떨어졌다.
오후 회의 직전, 대표님은 나를 따로 불렀다. "수연 씨, 한 가지 말씀드릴 게 있어요." 그녀의 사무실은 항상 그랬듯 깔끔했지만, 오늘은 묘하게 긴장감이 감돌았다.
"저와 재민 씨의 관계... 아마 짐작하고 계실 거예요." 그녀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하지만 이건 그저 열정적인 로맨스가 아닙니다. 우리는... 그는 제 아들입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네... 네? 아들이라고요?"
"20년 전, 경영대학원 시절 낳은 아이예요. 혼자 키울 수 없어 입양 보냈죠. 재민이 이 회사에 지원했을 때, 이름과 생년월일을 보고 알았어요. DNA 검사로 확인했고... 그 후로 조금씩 관계를 회복하고 있었어요. 너무 갑작스러워 아직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죠."
그날 저녁, 사무실을 나서는 나를 재민이 멈춰 세웠다. "팀장님, 제가 뭘 설명해야 할 것 같아요." 그의 목소리는 떨렸다. "대표님이 제 친모라는 사실은 저도 얼마 전에 알았어요. 제가 이 회사에 지원한 건 순전히 우연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그의 목소리가 흐려졌다. 나는 문득 얼마나 많은 판단이 겉모습만으로 이루어지는지 깨달았다. 때로는 가장 완벽해 보이는 사람들이 가장 깊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해 아는 것은, 결국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