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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학교

대표님의 학교 - 인생의 가장 큰 수업

그날, 대표님의 장례식장에는 비가 내렸다. 30년 동안 '미래의 빛' 학원을 이끌었던 박준호 대표님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학원 건물 앞은 검은 우산의 바다가 되었다. 나는 그의 비서로 일한 마지막 사람이었다.

"선생님, 이게 대표님 금고에서 나온 봉투예요." 장례식을 준비하던 총무가 내게 누런 봉투를 건넸다. 그 안에는 낡은 열쇠 하나와 '내가 죽은 후 김태윤 선생에게만 전달할 것'이라는 메모가 있었다.

열쇠는 학원 지하 창고의 것이었다. 그곳엔 한 번도 들어가 본 적 없는 공간이 있었다. 장례식이 끝난 후 새벽, 아무도 없는 학원 건물로 돌아와 지하로 내려갔다. 열쇠를 꽂자 오래된 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

형광등이 깜박이며 켜지자 눈앞에 드러난 광경에 숨이 멎었다. 학교였다. 작은 교실이 재현되어 있었다. 낡은 책상 열 개와 칠판, 그리고 벽에는 수십 장의 사진들. 가난한 시골 마을의 학교 사진들이었다. 책상 위에는 먼지 쌓인 일기장이 놓여 있었다.

"나의 마지막 고백". 대표님의 필체였다.

일기장을 펼치자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던 '서울대 출신 교육 전문가' 박준호 대표님은 사실 초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사람이었다. 그가 만든 '미래의 빛'은 자신이 가지지 못했던 교육의 기회를 다른 아이들에게 주기 위한 30년 프로젝트였다.

"내가 만든 학원은 진짜 학교가 될 수 없었지만, 내 인생의 학교는 되었다." 마지막 페이지에 쓰인 문장이었다.

일기장 뒤에는 학원을 통해 장학금을 받아 공부한 학생들의 명단이 있었다. 무려 천 명이 넘는 이름들. 그리고 그 아래 내 이름도 있었다. 21년 전, 가난했던 내가 받았던 익명의 장학금. 그것이 대표님이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지하 방을 나오며 깨달았다. 이 모든 것은 하나의 큰 수업이었다. 대표님은 죽음으로써 마지막 수업을 가르쳤다. 이 학원의 진짜 목적을. 그리고 내가 다음 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음 날 아침, 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대표님의 유언장이 공개되었다. 놀랍게도 그는 학원을 나에게 물려주었다. 봉투에는 짧은 메모가 있었다. "학교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이제 당신의 학교를 시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