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마지막 노래
대표님이 노래를 부를 때만큼은 모두가 숨죽였다. 그것은 불문율이었다. 회식자리에서 마이크를 잡은 대표님의 표정이 바뀌는 순간, 부장들은 술잔을 내려놓고, 과장들은 웃음을 거두었다. 나는 신입사원 자리에서 식은 안주를 집으며 이 기이한 의식을 지켜봤다.
"쉿, 대표님 '인생의 회전목마'를 부르실 거야." 옆자리 선배가 귓속말로 속삭였다. 사실 나는 부서 내에서 대표님이 노래방에서만큼은 신처럼 모셔진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그것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대표님의 목소리는 놀라울 정도로 형편없었다. 음정은 원곡과 어디까지 벗어날 수 있나 시험하는 듯했고, 박자는 마치 술에 취한 시계추처럼 불규칙했다. 그런데도 노래가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진심어린 환호성이었다. 입사 3개월 차 나는 이 광경이 믿기지 않았다.
"놀랐지? 저 박수 소리 들어봐. 진짜야." 선배가 말했다. "우리 회사 매출의 80%는 대표님 노래 때문에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그날 밤, 화장실에서 우연히 마주친, 얼굴이 벌개진 대표님이 내게 말을 건넸다. "자네, 내 노래 어땠나?" 솔직함이 미덕이라 배운 나는 "솔직히 좀 형편없었습니다."라고 말해버렸다. 순간 주변 공기가 얼어붙었다.
다음 날, 인사팀으로부터 호출을 받았다. 해고 통보를 예상했지만, 놀랍게도 대표님의 특별 보좌로 발령이 났다. 임무는 단 하나. 대표님의 노래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
"20년간 아무도 내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았소." 대표님은 사무실에서 나를 맞이하며 말했다. "나는 내 노래가 형편없다는 걸 항상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소. 그들은 내 노래가 아니라 내 지갑을 향해 박수를 쳤던 거요."
우리의 비밀 레슨이 시작됐다. 매일 아침 출근 전, 저녁 퇴근 후, 대표님은 기초부터 노래를 배웠다. 음정, 호흡, 발성. 그리고 놀랍게도 대표님은 배움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서서히 변화했다.
6개월 후, 연말 회식 자리. 대표님이 마이크를 잡았다. 여전히 모두가 숨을 죽였지만, 이번엔 다른 이유에서였다. 첫 음을 내는 순간, 방 안의 공기가 변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깊고 풍부한 음색이 공간을 채웠다. 노래가 끝나자,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진정한 감동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날 밤, 대표님은 나에게 말했다. "이제 내 노래를 들으러 오는 사람들이 생길 거요." 그의 눈에는 젊은 날의 꿈이 반짝였다. 경영자가 되기 전, 그가 진정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처음으로 알게 된 순간이었다. 때로는 우리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진실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것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