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대표님맛집

대표님의 비밀 맛집

그는 모든 직원의 생일을 기억했다. 이 회사의 대표님은 700명의 직원 얼굴과 이름을 완벽하게 매칭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일까지 암기하고 있었다. 내 생일날,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런데 책상 위에 작은 메모지가 놓여 있었다.

"오후 6시, 주차장에서 기다리겠습니다. - 대표님"

심장이 쿵쾅거렸다. 입사 3년 차 평범한 사원에게 대표님의 친필 메모라니. 나는 그날 하루 종일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다. 무슨 일 때문일까? 혹시 내가 모르는 실수라도 했을까? 아니면 예상치 못한 승진?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시계바늘만 쫓았다.

저녁이 되자 대표님은 약속대로 주차장에 서 계셨다. 그의 낡은 현대차 앞에서.

"김 사원, 생일 축하해요. 오늘은 내가 특별한 곳으로 모시겠소."

우리는 서울 외곽으로 한참을 달렸다. 창밖으로 고층 빌딩이 사라지고 낮은 지붕들이 늘어선 골목이 나타났다. 차가 멈춘 곳은 간판도 없는 허름한 건물이었다.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여기가 어디...?"

"30년 동안 단 한 번도 실망시킨 적 없는 곳이오. 내 인생의 맛집이지."

문을 열자 오래된 나무 테이블과 바닥에 앉는 좌식 공간만 있는 소박한 식당이 나타났다. 손님은 우리뿐이었다. 주인으로 보이는 노부부가 대표님을 반갑게 맞이했다.

"또 누굴 데려왔어, 정 대표?"

음식이 나왔다. 특별해 보이지 않는 된장찌개와 몇 가지 반찬뿐이었다. 하지만 첫 숟가락을 입에 넣는 순간, 나는 말을 잃었다. 어린 시절 할머니 집에서 먹던 그 맛, 아니 그보다 더 깊고 풍부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매년 생일을 맞은 직원 한 명을 이곳에 데려옵니다. 700명 모두요."

대표님의 말에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회사가 어려울 때도, 번창할 때도 한 번도 거르지 않았소.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게 아니라 마음을 채우는 것이니까."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대표님은 말했다.

"이 맛집의 위치는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 됩니다. 당신의 생일에 다른 직원을 데려올 당신의 차례가 올 때까지."

다음 날 아침, 회사에 도착하자 평소와 다른 시선들이 느껴졌다. 어제의 일을 아는 듯한, 비밀을 공유하는 동료들의 미소. 그제서야 깨달았다. 700명의 직원들은 각자의 생일에 그 맛집에 다녀왔고, 그곳은 우리 회사만의 비밀 의식이었다. 나도 이제 그 커다란 비밀의 일부가 되었다. 대표님은 맛집이 아니라, 연결을 만드는 법을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