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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썸타기

대표님과의 썸타기: 선 넘지 않는 춤

매일 아침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3초는 내 하루의 하이라이트였다. 대표님의 향수 냄새는 언제나 같았지만, 그 향이 내 심장을 뛰게 하는 방식은 날마다 달랐다.

"오늘도 일찍 출근하셨네요, 민지 씨." 그의 목소리는 깊고 따뜻했다. 마치 오래된 위스키처럼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며 온몸을 데우는 그런 종류의 목소리. 나는 그저 미소로 답했다. 너무 많이 웃으면 티가 날까 봐, 너무 적게 웃으면 무례해 보일까 봐, 항상 계산된 미소였다.

회사에서는 모두가 그를 '대표님'이라 불렀지만, 그의 이름은 서준우였다. 나는 혼자 있을 때만 그 이름을 속삭여 보곤 했다. 서준우. 그 세 음절이 혀끝에서 춤추는 느낌이 좋았다.

우리의 관계는 정확히 정의할 수 없었다. 분명 상사와 직원 이상이었지만, 연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모호했다. 점심 시간에 우연히 마주치면 함께 식사를 했고, 늦게까지 일할 때면 그가 집까지 태워다 주곤 했다. 차 안에서 나누는 대화는 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 것들이었다. 좋아하는 영화, 읽은 책, 여행했던 장소들. 그럴 때마다 우리 사이의 보이지 않는 선이 조금씩 흐려졌다.

"내일 저녁에 시간 되세요?" 어느 금요일 오후, 그가 내 책상 앞에 서서 물었다. 사무실 동료들의 시선이 우리에게 꽂혔다. "새로 오픈한 재즈 바가 있는데, 음악이 괜찮다고 해서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데이트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우리 둘 다 알고 있었다. 이것은 그냥 썸이 아니라 위험한 줄타기였다.

그날 밤, 재즈 바의 희미한 조명 아래 그와 마주 앉아 와인을 마시며 나는 생각했다. 회사에 소문이 퍼지면 어떻게 될까? 내가 능력 없이 대표님의 총애만 받는다고 수군거리는 사람들은 없을까? 혹은 더 최악의 시나리오: 이 관계가 끝나고 난 뒤에도 같은 회사에서 일할 수 있을까?

"무슨 생각해요?" 그의 질문에 현실로 돌아왔다.

"우리... 이래도 될까요?" 내 솔직한 질문에 그의 눈빛이 깊어졌다.

"민지 씨, 나는 당신을 좋아해요. 하지만 회사에서의 위치 때문에 망설이는 거라면..."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와인잔을 돌렸다. "내가 물러나도 돼요."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우리의 썸타기는 실은 양쪽 모두 위태로운 줄타기였다는 것을. 그에게도 잃을 것이 있었다. 회사에서의 신뢰, 리더십, 존경심. 그럼에도 그는 기꺼이 그 위험을 감수하려 했다.

"아니요, 물러나지 마세요." 내 대답은 확신에 차 있었다. "다만... 천천히 가요. 섣부르게 선을 넘지 말고."

그의 미소가 따뜻하게 번졌다. 그날 밤 우리는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지만, 무언가 단단한 합의가 이루어진 것 같았다. 선을 넘지 않되, 선 위에서 함께 춤추기로. 그리고 때가 되면, 우리는 함께 그 선을 지우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안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