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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아이돌

대표님과 아이돌: 빛나는 그림자 속에서

"이게 우리가 꿈꿨던 별빛인가요, 대표님?" 데뷔 무대를 마친 주하의 떨리는 목소리가 대기실에 울려 퍼졌다. 나는 거울에 비친 그녀의 눈동자에서 반짝이는 흥분과 두려움을 보았다. 3년 전, 열여덟의 소녀가 내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는 상상조차 못했던 순간이었다.

무대 조명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는 순간, 전국의 팬들이 그녀의 이름을 외쳤다. 그 광경은 마법 같았지만, 오직 나만이 그 마법의 이면에 숨겨진 대가를 알고 있었다. 주하의 눈 아래 짙게 칠해진 메이크업은 밤새 연습으로 생긴 다크서클을 감추고 있었고, 완벽한 미소 뒤에는 무대 공포증을 이겨내려 먹었던 수면제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별은 멀리서 볼 때만 아름다운 법이지." 내 말에 주하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다. 아이돌이란 직업은 화려한 조명 아래 서는 순간뿐, 그 외의 시간은 모두 어둠 속에서 빛을 갈망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그 어둠의 관리자였다.

주하는 여섯 살 때부터 노래를 불렀다고 했다. 학교 축제에서 불렀던 첫 노래가 그녀의 운명을 결정했다. 그리고 내가 그 운명의 방향을 조정했다. 신인 걸그룹 '스타더스트'의 리더로서 주하의 모든 순간은 내 손에서 디자인되었다. 춤 연습, 발성 훈련, 식단 관리, 심지어 일상 대화의 내용까지.

"대표님, 제가 빛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주하의 말에는 진심이 묻어 있었다. 그 진심이 나를 더 괴롭혔다. 그녀는 알지 못했다. 내가 얼마나 많은 꿈들을 비슷한 말로 파괴했는지. 빛나는 별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별들을 어둠에 가뒀는지.

화면 속 댓글이 폭포처럼 흘러내렸다. "주하 여신이다" "스타더스트 대박" "주하 때문에 살고 있어". 그녀는 행복해 보였지만, 나는 그녀의 눈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것은 내 눈에서도 한때 빛났던 것, 날것의 순수한 열정이었다. 10년 전, 내가 이 바닥에 발을 들이기 전에 가졌던 바로 그것.

"오늘 밤 파티는 취소야. 내일 새벽 연습 있어." 내 목소리는 차갑게 울렸다. 주하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지만, 곧 프로다운 미소로 대체되었다. 그녀는 항상 내 말에 따랐다. 모든 아이돌이 그래야 했다.

사무실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오래된 노트를 꺼냈다. 그 안에는 내가 작사했던 노래들, 내가 한때 꿈꿨던 음악의 흔적이 있었다. 주하와 똑같은 꿈을 꾸었던 시절의 증거. 대표가 되기 전, 내가 아이돌이 되고 싶었던 그 시절의 흔적.

창문에 비친 내 얼굴 위로 주하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나는 무대 위의 그녀가 아니라, 어둠 속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나는 그녀의 미래를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포기했던 과거를 그녀를 통해 되살리고 있었던 것이다.

핸드폰이 울렸다. "대표님, 정말로 제가...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될까요?" 주하의 목소리가 떨렸다. 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짧게 대답했다. "네가 빛나는 방식은 네가 정해." 그 순간, 나는 우리 둘 다에게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별이 되는 길에는 수많은 그림자가 따르지만, 어쩌면 그 어둠 속에서야말로 진정한 빛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