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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여사친

대표님의 여사친: 투명한 비밀

대표님의 책상 위 사진틀이 뒤집힌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나는 그것을 바로 세우려다 멈칫했다. 그 안에는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여자와 대표님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회사 창립 5주년을 맞이한 오늘, 우리 스타트업의 대표님은 여전히 미혼이라는 것이 모두의 상식이었다.

"김 과장, 그거 만지지 마." 등 뒤에서 들려온 대표님의 목소리에 나는 화들짝 놀라 사진틀을 놓았다. 갑자기 손에서 힘이 빠져 사진틀이 바닥에 떨어졌고,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사무실을 울렸다. 대표님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죄송합니다." 내가 서둘러 사과하며 깨진 유리 조각을 주웠다. 그 순간 손가락이 베였고, 붉은 피가 사진 위로 떨어졌다. 그 여자의 웃는 얼굴 위로.

"괜찮아요. 그냥 두세요." 대표님이 내 손을 잡아 일으켰다. 손끝에서 전해지는 따스함이 어색했다. "오늘 저녁에 시간 있나요? 얘기할 게 있어서."

회사 근처 조용한 바에서, 대표님은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다. 딱딱한 정장 대신 캐주얼한 니트를 입고, 항상 단정하게 넘겼던 머리카락은 자연스럽게 흩어져 있었다. 우리는 창가 자리에 앉았고, 창문 너머로 보이는 도시의 불빛이 대표님의 안경에 반사되었다.

"사진 속 여자는 내 여사친이에요. 대학교 때부터." 첫 잔을 비운 후에야 대표님이 입을 열었다. "아니, 정확히는 그랬었죠."

대표님은 10년 전, 창업을 결심했을 때 그녀에게 가장 먼저 이야기했다고 했다. 그녀는 대표님의 꿈을 지지했고, 처음 투자금의 절반을 그녀가 모아준 것이었다. 하지만 회사가 어려움을 겪던 3년 전, 그녀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 사진은 우리 회사 첫 오피스를 계약한 날 찍은 거예요. 그녀가 꽃다발을 들고 깜짝 방문했었죠." 대표님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가끔은 그녀에게 지금의 성공을 보여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술이 한 잔, 두 잔 더해질수록 대표님의 이야기는 깊어졌다. 그녀와의 추억, 그리고 사업이 힘들 때마다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는 고백까지. 나는 처음으로 대표님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그를 마주하고 있었다.

"다른 직원들에게는 말하지 않았어요. 약해 보이기 싫었나 봐요." 대표님이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오늘 김 과장이 그 사진을 본 순간, 이제는 말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귀가 후, 나는 회사 로고가 새겨진 명함을 손에 쥐고 생각했다. 그 로고는 대표님과 그녀가 함께 디자인한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매일 보는 것들 속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 가슴을 적셨다. 때로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조차 모르는, 투명한 비밀이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