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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운동

대표님의 은밀한 운동

그날 아침, 박영수 대표님은 자신이 죽은 사람의 계정을 해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운동 기록 앱에서 무작위로 선택한 아이디였는데, 프로필 사진이 영정사진으로 변해 있었다. 그는 화면을 빠르게 닫았지만, 이미 30일간의 운동 기록이 동기화된 뒤였다.

"죽은 사람의 운동 기록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영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벤처 기업의 대표로서 그가 마지막으로 운동한 건 창업 전인 3년 전이었다. 매일 아침 눈도 뜨기 전에 이메일을 확인하고, 밤 11시까지 회의를 하는 생활. 그에게 운동은 사치였다.

그러나 영수는 곧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앱에 기록된 운동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회사에 좋은 일이 생겼다. 5km 달리기를 완료한 날엔 투자자가 갑자기 연락해 왔고, 100회 팔굽혀펴기를 기록한 날엔 경쟁사의 핵심 개발자가 이력서를 보냈다.

"미신 같은 소리지만..." 영수는 죽은 사람의 운동 계정과 자신의 비즈니스 성공 사이의 연관성을 무시할 수 없었다. 사무실 화장실에 운동복을 숨겨두고, 점심시간마다 근처 공원을 달렸다. 저녁엔 아무도 없는 회의실에서 팔굽혀펴기를 했다. 숨길 수 있는 운동만 골라서.

"대표님, 요즘 달라 보이세요. 피부도 좋아지고..." 비서의 말에 영수는 그저 미소로 답했다. 아무도 그가 '죽은 사람'의 운동 계정을 위해 몸을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아선 안 됐다.

두 달째, 영수의 스타트업은 업계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사람들은 그의 경영 수완을 칭찬했지만, 실상은 운동 앱의 달성률과 비례해 회사의 성과가 올라갔다. 영수는 이제 하루에 10km를 달리고, 200개의 팔굽혀펴기를 하는 삶을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앱에서 메시지가 왔다. "축하합니다. 고인의 생전 목표를 모두 달성했습니다. 이제 당신의 목표를 설정할 차례입니다."

영수는 화면을 응시했다. 프로필 사진이 자신의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그제야 그는 깨달았다. 지난 두 달간 그가 달성한 것은 죽은 사람의 운동 목표가 아니라, 자신이 망각했던 삶의 균형이었다.

그날 저녁, 영수는 처음으로 직원들에게 운동 동아리를 제안했다. "회사가 잘되려면 CEO만 운동할 게 아니라, 모두가 건강해야죠." 그의 말에 직원들은 환호했다. 어깨에 걸친 수건에서는 땀 냄새가 났고, 그의 눈에서는 오랜만에 생기가 돌았다.

그의 휴대폰 화면에는 새로운 메시지가 떠 있었다. "다음 사용자를 선택하세요." 영수는 미소를 지으며 앱을 삭제했다. 이제 그에게는 자신만의 진짜 운동 기록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