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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자기계발

대표님의 비밀 자기계발: 유리창 너머의 진실

대표님의 책상 위에는 항상 자기계발서가 한 권씩 놓여 있었다. 누구도 그가 그 책을 읽는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매주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새로운 책으로 바뀌었다. 나는 그의 비서로 일한 지 3년 동안 그 의문의 패턴을 지켜봐 왔다.

"김 비서, 오늘 4시 미팅 자료 준비됐나?" 그의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단호했다. 오늘의 책은 '1분 만에 인생을 바꾸는 법'이라는 다소 과장된 제목이 눈에 띄었다.

"네, 대표님. 모두 준비되었습니다." 나는 그의 책상 위에 자료를 올려놓으며 책 제목을 흘끗 보았다. 그는 내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자기계발에 관심 있나 보군." 그가 말했다. 공기 중에 그의 애프터쉐이브 향이 묻어났다. 비싼 향수 냄새와 함께 무언가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다.

"네, 조금이요. 대표님께서 매주 책을 바꾸시는 것을 봐왔습니다."

그는 잠시 침묵했다. 창밖으로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회색빛 하늘과 맞닿아 있었다. "김 비서, 나에 대해 뭘 알고 싶나?"

나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했지만, 3년간 쌓인 의문을 감출 수 없었다. "대표님은 왜 매주 자기계발서를 바꾸시는지요? 책을 다 읽으시나요?"

그는 처음으로 진심 어린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책상 서랍을 열어 작은 열쇠를 꺼냈다. "따라오게."

우리는 50층 건물의 비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3층으로 내려갔다. 복도를 지나 그가 문을 열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벽면 전체가 자기계발서로 가득 찬 거대한 도서관이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보니 모든 책의 페이지는 백지였다.

"이게 다 무슨...?" 목구멍이 바짝 말랐다.

"김 비서, 내가 왜 이 회사의 대표가 됐는지 아나?"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포장을 믿지, 내용을 보지 않아. 나는 매주 자기계발서를 책상에 두지만, 단 한 권도 읽지 않았어. 하지만 모두가 내가 끊임없이 발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그가 벽면의 스위치를 누르자, 벽이 회전하며 또 다른 방이 드러났다. 그곳에는 실제로 그가 읽은 듯한 표시가 있는 역사책, 철학책, 과학책들이 빼곡했다.

"진짜 지식은 숨겨야 한다. 사람들은 내가 어떻게 성공했는지 알고 싶어하지만, 자기계발이라는 환상을 원할 뿐이야." 그는 한 권의 책을 꺼내며 말했다. "오늘부터 네가 나의 진짜 비서가 되길 바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대표님이 준 그 책을 가방에서 꺼냈다. 첫 페이지에는 단 한 문장만 쓰여 있었다. "성공의 비밀은 남들이 보는 것과 자신이 실제로 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관리하는 것이다." 나는 그 책을 내 책장 맨 위에 올려놓고, 내일 아침 사무실에 들고 갈 자기계발서를 고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