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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호러

대표님의 말씀: 오피스 호러

대표님이 내게 첫 번째로 말을 건넨 날, 사무실 온도가 갑자기 영하로 떨어진 것 같았다. "김 대리, 잠깐 내 방으로 오게."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모든 직원들이 동시에 숨을 멈췄다. 아무도 내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대표실로 향하는 10미터의 복도는 마치 교수대로 끌려가는 길처럼 느껴졌다. 문 손잡이를 잡은 내 손가락은 떨렸고, 등 뒤로 흐르는 식은땀이 셔츠를 적셨다. 노크 소리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울렸다.

"들어오게."

대표님의 사무실은 항상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책상 위 검은색 펜들은 크기별로 정확히 정렬되어 있었고, 모니터 화면은 언제나 깨끗했다. 대표님은 미소를 지으며 앉아있었지만, 그 미소가 입술에만 머물고 눈까지 도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김 대리, 자네 보고서를 읽었네."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지난 밤 새벽 세 시까지 완성한 분기 보고서였다. 대표님은 보고서를 천천히 넘기며 계속 말했다.

"자네, 이 회사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됐지?"

"3년 6개월입니다, 대표님."

대표님이 창가로 걸어갔다. 23층 창문으로 보이는 도시는 작은 장난감 같았다. "우리 회사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네. 명문대 졸업생들, 해외 MBA들..."

내 목구멍이 바싹 말랐다. 대표님은 갑자기 보고서의 한 페이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 수치가 보이나?"

가까이 다가가 보니 내가 실수로 입력한 오타였다. 작은 실수였지만, 이 회사에서 실수는 용납되지 않았다.

"미... 미안합니다, 대표님. 즉시 수정하겠습니다."

대표님은 웃었다. 이번에는 눈까지 웃는 것 같았다. 더 무서웠다.

"알다시피, 나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네. 하지만 김 대리는 특별해. 자네에게 한 가지 기회를 주겠네."

책상 서랍에서 꺼낸 것은 붉은색 도장과 잉크였다. "여기 도장을 찍게. 그럼 모든 게 용서될 걸세."

도장에는 이상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내 이성은 경고했지만, 경력과 생존 본능이 손을 움직이게 했다. 도장을 눌렀을 때, 잉크가 아닌 내 손가락에서 피가 배어 나왔다.

대표님의 눈동자가 순간 검게 변했다가 돌아왔다. "좋아, 이제 자네는 진짜 우리 회사 사람이 됐어."

그날 이후 나는 실수를 하지 않게 되었다. 아니, 할 수 없게 되었다. 밤에는 누군가 내 손을 움직이는 악몽을 꾸곤 한다. 가끔 거울을 보면 내 눈동자가 순간 검게 변하는 것이 보인다. 대표님처럼.

어제는 신입사원이 실수를 했다. 대표님이 그를 사무실로 불렀다. "김 과장, 잠깐 같이 들어오게."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내 입술에만 머무는 미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