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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호텔

대표님의 호텔 비밀

대표님이 쓰러진 순간, 호텔 로비는 유리 파편처럼 침묵으로 산산조각 났다. 주목받던 그의 모습이 대리석 바닥에 무너지자, 나는 기계적으로 달려가며 내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내가 본 것은 정말 사실일까?'

금융가 최고층에 위치한 이 호텔은 언제나 완벽했다. 24시간 내내 로비에는 은은한 샌들우드 향이 감돌았고, 직원들의 신발은 밟히지 않은 눈처럼 새하얬다. 투숙객들은 자신들만의 세계에 몰두한 채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리고 매일 아침 9시 정각, 대표님은 로비를 가로질러 걸었다. 항상 같은 곳을 바라보며.

처음 그것을 발견한 건 3개월 전이었다. 새벽 교대 시간, 대표님이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1207호로 향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의 손에는 열쇠가 아닌 빨간 장미 한 송이가 들려있었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그는 같은 시간에 같은 방을 찾았다.

1207호는 호텔 기록상 비어 있는 방이었다. 시스템상 예약도 없었고, 청소 직원들은 그곳을 청소할 필요가 없다는 암묵적인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매일 아침 프런트 데스크에 신선한 장미 한 송이가 남겨졌다. 내 호기심은 바다처럼 깊어졌다.

오늘 아침, 일상적인 순찰 중 1207호 앞을 지나다 문이 살짝 열린 것을 발견했다. 안에서는 희미한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노크를 하려다 멈칫했다.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분명 대표님이었지만, 응답하는 여성의 목소리는... 5년 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대표님 부인의 목소리와 똑같았다.

문을 밀자 방 안은 놀랍도록 비어 있었다. 침대는 흔적 없이 정돈되어 있었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만이 방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침대 위에는 빨간 장미 한 송이와 낡은 사진 한 장. 사진 속 젊은 대표님과 그의 아내가 웃고 있었다. 사진 뒷면에는 '1207, 우리의 첫 만남'이라는 글씨가 희미하게 적혀 있었다.

로비로 돌아오는 내내 등골이 오싹했다. 대표님은 매일 아침 9시 정각, 자신과 아내가 처음 만난 호텔 방을 찾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오늘, 무언가가 달라졌다.

바로 그때 대표님이 로비에 들어섰다. 평소와 달리 그의 얼굴에는 평온함이 가득했고, 입가에는 미소까지 띠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쓰러졌다. 구급대원들이 도착했을 때, 그들은 이미 생명의 징후가 없다고 말했다.

장례식 날, 나는 1207호를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문을 열자 침대 위에 놓인 두 송이의 장미와 창문 너머로 날아가는 두 마리의 새가 보였다. 그리고 이제 나는 안다. 어떤 사랑은 호텔 방처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존재한다는 것을. 그리고 어떤 이별은 만남의 다른 형태일 뿐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