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대학교학교

대학교 너머의 학교: 진짜 배움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학생회관 옥상에서 바라본 대학교는 너무나 작았다. 4년간 세상의 전부라 여겼던 캠퍼스가 손바닥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 만큼 작게 보였다. 내일이면 졸업이다. 이곳에서의 마지막 밤, 나는 철학과 교수님의 말씀을 떠올렸다. "진짜 학교는 이 담장 밖에 있다."

입학 첫날, 오리엔테이션 홀에 들어서던 순간의 전율이 아직도 생생하다. 형광등 불빛 아래 빼곡히 앉은 새내기들의 열기, 분필 가루 날리는 강의실의 먼지 냄새, 도서관에서 밤을 새울 때 창문에 부딪히는 빗소리까지. 대학교는 내게 지식의 신전이었다. 하지만 석 달 전, 그 신화는 무너졌다.

"너희들은 교재 속 숫자와 이론만 외우지, 그것이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지 모른다." 현장실습으로 방문한 기업의 팀장님이 던진 말이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4년간 공부했던 것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통용되는 지식이었다는 것을.

마지막 학기, 나는 도시 외곽의 청소년 센터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만난 열여섯 중학생 민우는 학교를 자퇴한 아이었다. "선생님은 행복해요? 대학 가면 뭐가 달라져요?"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답하기 어려웠다. 민우에게 'A+' 학점과 취업 스펙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시험지 위의 정답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배우는 지혜였다.

민우와 함께한 세 달은 대학 4년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화요일마다 민우와 함께 읽었던 책들, 그의 날카로운 질문들, 때로는 분노로 가득 찬 그의 일기. 대학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것들이었다. 우리는 종종 한강변을 걸으며 이야기했다. "학교는 어때?" 내가 묻자 민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학교는 어디에나 있어요. 이곳도, 저 강도, 저 하늘도 다 학교예요."

어제, 민우가 내게 작은 상자를 건넸다. 그 안에는 손으로 쓴 편지가 있었다. "저도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하지만 선생님이 알려준 것처럼, 진짜 배움은 어디서나 찾을 수 있다는 걸 잊지 않을게요."

옥상에서 내려오는 길, 캠퍼스를 마지막으로 둘러보았다. 4년 전, 처음 이곳에 발을 디뎠을 때 나는 이 대학교가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제 알게 되었다. 진정한 학교는 담장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멈추지 않는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배움은 졸업장을 받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때부터 진짜 시작된다는 것을.

내일, 나는 학사모를 던지고 새로운 학교로 걸어 들어갈 것이다. 그곳은 대학교보다 더 넓고, 더 깊고, 더 진실한 곳. 바로 세상이라는 이름의 학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