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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과자

과자 로맨스: 달콤한 운명의 부스러기

그는 언제나 과자를 먹을 때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솔직했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며 포장지를 뜯는 그의 모습에 나는 매번 웃음을 참아야 했다. 회사에서는 칼 같은 결단력으로 무시무시한 임원이었지만, 내 앞에서만큼은 초콜릿 한 조각에 행복해하는 서른여덟 살 어린아이였다.

"나에게 과자는 첫사랑 같은 거야." 그가 어느 날 불현듯 말했다. 입가에 묻은 과자 부스러기를 닦아주려던 내 손이 멈췄다. "돌이킬 수 없고, 잊을 수 없고, 그리고 가끔은... 너무 아프지." 그의 목소리에서 처음 듣는 떨림이 느껴졌다.

우리는 편의점 앞 벤치에서 만난 사이였다. 나는 야근 후 단것이 당기던 밤, 마지막 남은 초코과자를 집으려다 우연히 그의 손과 겹쳤다. 서로 양보하다가 결국 반으로 나눠 먹은 그날 이후, 우리는 매주 금요일 밤 같은 편의점에서 만나 과자를 나눠 먹는 이상한 의식을 반복했다. 로맨스라고 부르기엔 너무 소소했고, 우정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설레는 관계였다.

"어렸을 때 나는 과자를 먹을 수 없었어." 봄비가 내리던 어느 금요일, 그가 갑자기 고백했다. "엄마는 아팠고, 아빠는 언제나 술에 취해 있었지. 우리 집엔 과자 살 돈이 없었어. 그래서 나는..." 그는 손에 든 과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동네 슈퍼에서 과자를 훔쳤어. 열 살 때였지. 그날 처음으로 맛본 달콤함이 평생 잊히지 않았어."

그 순간 나는 이해했다. 그가 왜 매번 과자를 먹을 때마다 눈을 감고 천천히 맛을 음미하는지. 왜 비싼 레스토랑보다 편의점 앞 벤치에서의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는지. 그에게 과자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한때 그가 갖지 못했던 모든 것의 상징이었다.

"다음 주에는 내가 특별한 과자를 가져올게." 나는 그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다음 주 금요일,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다음 주도, 그다음 주도 마찬가지였다. 내 문자에도, 전화에도 대답이 없었다. 마치 우리의 달콤했던 시간이 모두 꿈이었던 것처럼.

한 달 후, 우연히 그를 마주쳤다. 그는 한 여자와 손을 잡고 있었고, 그 여자의 배는 살짝 부풀어 있었다. 눈이 마주쳤을 때, 그의 눈에서 미안함이 읽혔다. 나는 아무 말 없이 미소 지었다. 그가 내게서 원했던 것은 로맨스가 아닌, 잠시 도피할 수 있는 달콤한 순간이었음을 이제야 알았다.

그날 밤, 나는 혼자 편의점에 들렀다. 마지막으로 그와 나눠 먹었던 과자를 구매한 후, 벤치에 앉아 천천히 포장을 뜯었다. 첫 입을 베어 물자, 달콤함 속에 쓴맛이 느껴졌다. 이상하게도 눈물이 나왔다. 과자 하나로 시작된 우리의 로맨스는 과자처럼 쉽게 부서졌지만, 그 달콤했던 기억만큼은 오래도록 내 혀끝에 남을 것이다.